미국 1위 바나나 브랜드를 보유한 치키타의 제품

연 매출 46억달러(약 4조8000억원)짜리 바나나 ‘공룡기업’이 탄생한다.

미국 1위 바나나 생산·유통업체 치키타(Chiquita)가 아일랜드 과일업체 파이프스(Fyffes)를 5억2600만달러(약 5600억원)에 인수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세계 최대 바나나 기업 등극…법인세·운영비 감소 혜택

치키타는 올해 말까지 주식 교환 등 합병 절차를 마치고, 사명을 치키타파이프스로 바꿀 계획이다. 치키타파이프스는 경쟁 업체인 미국 돌(Dole)을 제치고 연간 1억6000만 상자의 바나나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바나나 브랜드로 올라서게 된다.

‘치키타 바나나’로 유명한 식품·과일업체 치키타의 연간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1900억원)를 웃돈다.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2만명을 고용 중인 글로벌 기업이다.

1888년 세워진 파이프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 전문 회사다. 바나나와 파인애플, 멜론 등 열대과일을 생산·판매한다. 해마다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1만2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에드워드 로너건 치키타 최고경영자(CEO)는 “각각의 과일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며 “치키타파이프스는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제품을 공급해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고 밝혔다.

◆ 바나나 가격 떨어질까

경제 전문가들은 치키타가 파이프스 인수 후 바나나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바나나는 미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과일 중 하나인 만큼 시장의 관심도 크다.

미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1명이 1년 동안 먹는 바나나는 10파운드(약 4.5킬로그램)로, 한 해에 9.5파운드(약 4.3킬로그램)인 사과 소비량보다 많다.

소비자들은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인하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실제로 치키타는 이번 합병으로 2016년까지 연간 4000만달러의 운영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가 줄어들 전망이다. 치키타는 그 동안 미국에서 최고 35%의 법인세율을 적용 받았지만, 거점을 아일랜드로 옮길 경우 세율이 12.5%까지 낮아진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경제·산업동향 조사업체인 IBIS월드 안탈 네빌 연구원은 “바나나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과일이기 때문에 가격이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합병으로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치키타파이프스가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바나나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