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던 곽동수(50·사진) 숭실사이버대 외래교수가 올해에도 이 대학에 강의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이 대학 컴퓨터정보통신학과 소속 외래교수로 재직하면서 ‘곽동수의 SOHO 창업’ 등의 책을 쓴 곽 교수는, 고소 당하기 전까지 MBC ‘100분 토론’을 비롯한 여러 TV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며 이른바 ‘진보논객’으로 큰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고소당한 사실이 보도된 이후엔 활발하게 출연해오던 여러 TV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발길을 모두 끊었고, 꾸준히 운영해오던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대한 관리도 전부 중단했었다.
7일 숭실사이버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2014학년도 교과과정’에 따르면, 곽 교수는 올해 1학기 교양과정에서 ‘정보와 과학’ 영역으로 구분된 기초 교양 과목인 ‘스마트기기 100배 즐기기’를 강의한다. 이 대학의 1학기는 지난 1일 시작됐으며, 수업은 3일부터 개시됐다.
대학 측 관계자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올해 곽 교수가 해당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 맞는다”며 “(고소 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최종 결론이 안 난 상태이기 때문에, 우선 (곽 교수에게) 강의를 맡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곽씨는 자신의 팬이었던 말기암 환자 최모(37)씨로부터 “빌려준 돈 4500만원 중 3500만원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고소당한 바 있다.
6년 전 간암 중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던 최씨는 2012년 12월 TV를 보다가 곽 교수의 논리정연한 말솜씨에 반해 팬이 됐다. 그는 트위터로 메세지를 보내 “방송을 잘 봤다”는 인사를 남긴 것을 시작으로 곽씨와 교류를 시작했고, 이후 이틀에 한 번은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했다.
고소 후 최씨는 언론에 “곽 교수가 2013년 6월 26일 전화를 걸어와 ‘돈 좀 모아둔 것 있느냐’면서 ‘나는 은행 ‘VVIP’라 12%의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돈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또 곽 교수가 “다른 곳에는 말하지 마라, 사실이 알려지면 공인 곽동수가 돈놀이한다는 소문이 나니 비밀을 지켜 달라”고 했으며, 전화를 끊은 뒤엔 ‘받고 나면 자세한 거 써서 보내줄게. 조금이라도 모아 버텨. 알지? 티끌 모아 태산이야’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어 최씨는 “가족이 병원비로 쓰려고 모아둔 돈 5000만 원 중 급한 돈을 제외한 4500만 원을 6월 26일 곽 교수의 계좌로 보냈는데,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사흘 뒤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그는 “우선 1000만 원을 돌려 받은 뒤 7월 5일 암이 골수까지 퍼지자 나머지 돈도 돌려 달라고 했으나, 곽 교수가 ‘번거로운 거 굉장히 싫어한다. 블로그에 있는 내 사진 삭제하라’며 화를 낸 뒤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지난해 11월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곽 교수는 “최씨의 친구와 형제들이 최씨 재산을 가져가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잠시 맡아 준 것”이라면서 “내가 보낸 문자들은 최씨가 ‘형이나 누나에게 보여줘야 하니까 보내 달라’고 요청해서 그대로 해준 것”이라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