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동명부대(단장 정해일 대령) 14진이 레바논 땅에 발을 디뎠다. 300여 장병은 6개월~1년간 남부레바논주(州) 티르연합시(市) 인근의 디반 지역에서 평화 유지 작전과 대민 지원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동명부대 14진에는 대(代)를 이은 파병자만 7명이 있다. 군수장교 정주희(36·여군 48기) 대위의 아버지는 베트남전에 다녀온 정철(65)씨이고, 할아버지는 6·25전쟁에 참전한 고(故) 정태영 소령이다. 정보장교 최정호 대위(33·ROTC 42기)는 2004년 자이툰부대 1진으로 이라크에 파병 갔던 최규익(55) 원사의 아들이다. 당시 갓 임관한 소위였던 최 대위는 "아버지가 황폐하던 곳을 다시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나도 언젠가 평화 재건 군인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동명부대 14진으로 레바논에 온 최정호 대위, 임영철 상사, 김동수 상사, 정주희 대위(왼쪽부터).

부자(父子)가 서로 다른 지역에 파병 근무 중인 장병도 있다. 동명부대 헌병대 수사관인 김동수(49) 상사의 아들 김태환(21) 일병은 오는 4월에 한빛부대 3진으로 남수단으로 간다. 김 상사는 "내가 2009년에 동명부대원으로 레바논에 다녀오자 아들이 부러워했다"며 "레바논에 두 번째 파병 가게 되자 아들도 남수단행 한빛부대에 지원했다"고 했다. 그는 "집사람도 처음 파병 갈 땐 '과부 만들 참이냐'며 난리더니, 이젠 파병군이 현지인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안전하게 임무 수행하는 걸 아니까 아들이 가는데도 덤덤하더라"며 웃었다.

동명부대엔 동티모르·이라크·아프가니스탄·아랍에미리트 등 이미 파병 경험이 있는 장병도 95명이나 된다. 의무부사관 임영철(34) 상사는 이번이 네 번째 파병이다. 2005년 이라크에서 6개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010년·2011년 두 차례에 걸쳐 1년간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