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시작된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는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 축제로 통한다. 지금까지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명배우들은 이 '꿈의 트로피〈사진〉'를 어떻게 간직할까.

대부분은 금고나 장식장 등에 트로피를 곱게 모셔두지만 일부는 일반인이 상상하지 못하는 장소에 트로피를 보관한다. 화장실이나 욕실이 대표적이다.

엠마 톰슨(1993년 여우주연상)과 케이트 윈슬렛(2009년 여우주연상), 조디 포스터(1989·1992년 여우주연상), 수전 서랜든(1996년 여우주연상)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집안 가구와 어울리지 않고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오스카 트로피를 화장실 또는 욕조 위에 올려두고 있다. 톰슨은 "트로피는 너무 크고 반짝이기 때문에 집안 어디에 놔도 튀어 보인다. 욕실이 딱 어울리는 장소"라고 말했다.

'글래디에이터'로 오스카상을 받은 러셀 크로(2001년 남우주연상)는 트로피를 시드니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 갖다놨다. 여기서 키우는 소와 양, 닭들이 트로피의 기(氣)를 받아 새끼나 알을 더 잘 낳았으면 하는 소망 때문이다. 앤젤리나 졸리(2000년 여우조연상)와 니콜 키드먼(2003년 여우주연상), 제니퍼 로렌스(2013년 여우주연상)는 부모님께 트로피를 갖다 드린 '효녀'들이다.

트로피가 눈에 보이지 않게 치워버린 배우도 있다. '셰익스피어인 러브'로 여우주연상(1999년)을 받은 귀네스 팰트로는 "그것(트로피)은 날 환각 상태에 빠뜨린다. 수상의 기쁨을 떠올리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창고 깊숙한 곳에 트로피를 보관하고 있다.

오스카 트로피는 높이 34.5㎝, 무게 3.4㎏다. 사람 형상의 철에 24K 도금을 한 것이어서 제작비는 약 300달러(약 32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