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자동차가 창사 66년 만에 첫 여성 임원을 선임했다. 또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발탁했다.
가디언은 혼다가 전자업체 리코 부사장 출신인 구니 히데코(66) 도쿄 시바우라공대 교수를 이사회 임원으로 임명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발탁 인사로 혼다 남미사업부 부사장을 맡고 있는 브라질 국적의 미조구치 이사오(54)는 본사 COO에 임명됐다.
외신들은 혼다의 이번 인사에 대해 남성 중심의 기업 승진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여성 리더십을 요구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회복 정책)에 부응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고 있지만 아직 여성에게 회사 고위직을 맡기는 경우는 거의 드문 편이다.
12명의 이사회 임원 중 외국인이 3명이나 되는 닛산자동차조차 여성 이사회 임원은 한 명도 없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도요타도 이사회 임원 자리를 여성에서 내 준 전례는 없다.
혼다 관계자는 “구니가 적임자라 판단해 임명한 것이지, 양성 평등 차원으로 임명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출신의 미조구치 신임 COO는 혼다 역사상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최고경영진 자리에 오르게 됐다.
미조구치 승진 인사는 경쟁사인 도요타와 닛산이 외국인 경영진을 잇따라 영입한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부사장 출신인 마크 호건을 영입했으며 닛산의 최고경영자(CEO)도 프랑스 국적의 카를로스 곤이다.
혼다뿐 아니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외국인을 고위직에 중용하는 것은 해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혼다는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는 6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