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메달 소식을 전하지 못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남자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승훈(26·대한항공)·주형준(23)·김철민(22·이상 한체대)으로 구성된 남자 팀추월 대표팀(세계랭킹 2위)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밤 러시아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리는 팀추월 결승에 출전한다.
팀추월은 두 팀이 서로 상대방의 뒤를 쫓는 경기다. 3명씩 구성된 두 팀은 400m 링크의 양쪽 중앙에서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출발한다. 경기의 이름대로, 한 팀의 선두에 있는 선수가 상대팀의 가장 느린 선수를 추월할 경우 승리하게 된다. ‘꼬리’를 잡히면 지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한 팀이 다른 팀을 추월하는 경우는 드물다. 때문에 정해진 구간(남자 8바퀴·여자 6바퀴)을 완주한 뒤 각 팀의 가장 느린 주자 기록을 팀 기록으로 계산, 승패를 가린다.
앞서 지난 21일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인 캐나다(세계랭킹 6위)를 꺾었다. 3분 42초 32의 기록으로 3분 45초 28을 기록한 캐나다보다 3초 04 앞섰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금메달이다.
결승에서는 ‘빙속 강국’ 네덜란드(세계랭킹 1위)와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금메달 6개를 챙긴 네덜란드는, 팀추월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 네덜란드에는 요리트 베르그스마(1만m 금메달), 스벤 크라머(5000m 금메달) 등 이번 대회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팀추월 부문 예상 순위에서 네덜란드와 한국을 1,2위로 꼽았다.
하지만 한국도 최근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팀추월에서 세계 정상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 3월에는 소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팀추월 종목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최근엔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렸다.
게다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네덜란드 역시, 정작 팀추월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6년 토리노올림픽부터 2010년 밴쿠버올림픽까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적은 없었다. 한국이 팀추월 결승에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는 이유다.
팀추월은 경기 도중 밀어주기 등 신체 접촉이 가능하고 대화도 자유롭기 때문에 호흡이 중요하다.
한국 대표팀은 강도 높은 스파르타 훈련으로 팀워크를 다져왔다. 세 선수 모두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만큼 레이스 운영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또 팀추월에서 한 팀은 보통 5000· 1만m에 능한 장거리형 선수 2명과 1500·5000m가 전문인 중거리형 선수 1명으로 구성되는데, 한국은 장거리형인 이승훈과 김철민, 중거리형인 주형준으로 최적의 조합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두 강호(强豪)가 맞붙게 된 팀추월 마지막 경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한국과 네덜란드의 남자 팀추월 결승은 22일 오후 11시 59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