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차림으로 '내숭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는 김현정 작가의 모습. 김 작가는 한복 차림에 허세부리는 여성 등을 통해 속물근성을 그려낸 '내숭 시리즈'로 페이스북에서 스타 작가에 등극했다.

"진지한 작가는 커녕 얼굴이나 팔아 먹으려고 나온 사람", "웬 골빈 여자가 나와 고상함 속의 천박함을 그렸다는데 그림도 작가 생각도 천박하다", "잔머리 굴려대며 이미지 메이킹만 하더니"…
 
지난해 6월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게시물과 댓글의 일부다. 모두 김현정(여·25) 동양화 작가를 향한 내용이다. 이 글을 올린 이들은 다름 아닌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해당 글 때문에 이들이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서봉규)는 인터넷에 특정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혐의(모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등)로 서울대 재학생 강모(여·26)·임모(35)·박모(여·24)씨와 졸업생 임모(31)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6월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게시물, 댓글 등을 통해 김 작가를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강씨는 김 작가가 서울대 동양화과 작업실에 남자친구를 데려온 행동을 비판하면서,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고 용서도 받지 않은 채 '헐뜯고 호박씨 까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로써 들고 온 컨셉이 '내숭'이었죠"라는 글을 통해 김 작가의 작품세계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김 작가는 지난해 6월 한복을 입은 규수가 라면을 먹거나 감자튀김을 집어먹는 등 위트있는 한국화를 모아 '내숭 시리즈'를 발표한 바 있다.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국내 개인전과 미국, 홍콩 등 해외 단체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으며, 제12회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금상, 제14회 세계평화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