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류현진·윤석민·김광현의 토종 에이스 트로이카 시대가 끝났다. 과연 새로운 토종 에이스 트로이카를 이룰 주인공은 누가 될까.
한국프로야구는 토종 에이스 3인방이 이른바 트로이카를 구축했다. 1980년대에는 선동렬·최동원·김시진이 최고 투수 3인방으로 자웅을 겨뤘다. 1990년대에는 우완 정민철·정민태·이대진, 좌완 구대성·이상훈·주형광이 트로이카를 이뤘다. 2000년대 초반에는 손민한·박명환·배영수가 3인방으로 군림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한 2000년대 후반엔 이른바 '류윤김' 시대가 도래했다. 류현진과 윤석민 그리고 김광현이 외국인 투수들을 능가하는 활약으로 토종 에이스 자존심을 지켰다. 이들은 국내를 평정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LA 다저스 류현진이 빅리그 첫 해부터 14승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가운데 윤석민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하며 그 뒤를 이었다. 김광현도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며 아시안게임에 발탁되면 해외 진출 자격을 채운다.
한국프로야구를 지배한 '류윤김' 시대도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게 됐다. 외국인 투수들이 점령하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에서 토종 에이스들의 등장은 필수적이다. 류현진·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따라 토종 에이스 트로이카도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눈에 띄는 건 좌완 투수들이다. 장원삼(삼성) 장원준(롯데) 양현종(KIA)은 '류윤김' 시대에 가려져 있었지만그들과 같은 시대에 꾸준하게 활약한 소리 없는 강자들이었다. 이제 좌완 3인방으로 전면에 나설 기회가 왔다. 여기에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유희관(두산)도 있다.
우완 투수들로 눈길을 돌리면 윤성환(삼성) 송승준(롯데)이 꾸준함을 바탕으로 안정감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2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인 노경은(두산)이 도전장을 던지며 트로이카를 이루는 모양새다. 다만 세 투수 모두 리그를 압도할만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꾸준함만 갖춘다면 오히려 강력한 임팩트는 김진우(KIA)에게서 기대해 볼만하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투수들 중에서는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이재학(NC)이 단연 돋보인다. 그러나 이재학과 라이벌을 이루며 견제할 만한 20대 초중반의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트로이카 구축이 쉽지 않다. 20대 초반부터 리그를 지배한 류현진·윤석민·김광현과 같은 영건 트로이카를 당분간 다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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