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업체 쌍방울(옛 쌍방울트라이(102280))의 주인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광림(014200)은 최근 쌍방울의 최대주주인 레드티그리스가 보유한 지분 24.78%(2059만4600주)와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레드티그리스는 박상민씨(40%)와 최제성 쌍방울 이사(30%), 오택동씨(30%)가 주요주주로 있는 회사다.

광림은 지분과 경영권, 채무 등을 약 29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당 인수가는 1446원으로 쌍방울 11일 종가 676원과 비교해 약 2배 수준이다. 광림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광림은 먼저 계약금 212억원을 레드티그리스에 지급한다. 나머지 금액은 레드티그리스가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 86억원을 승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광림 측은 설명했다. 실제 레드티그리스는 쌍방울 주식 2041만8100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광림은 내달 개최될 쌍방울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요 이사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쌍방울의 일부 임원이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가 발생하자 현 경영진이 경영에 부담을 느끼고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쌍방울은 약 4년여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레드티그리스는 지난 2010년 2월 대한전선(001440)으로부터 쌍방울을 인수했다. BYC(001460)좋은사람들(033340)과 경쟁하면서 미국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다. 2012년 매출액 1587억원, 영업이익 53억원, 당기순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작년 실적은 썩 좋지 못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 1030억원, 영업이익 1억9000여만원, 순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쌍방울을 인수하는 광림도 작년에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최근 부침이 심했다. 크레인과 특장차 제조 사업을 하는 광림은 작년 초 브이더블유홀딩스에서 칼라스홀딩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칼라스홀딩스는 작년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광림의 지분율을 늘린 뒤, 기존 최대주주인 브이더블유홀딩스가 지분을 대거 팔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부동산컨설팅 사업을 하는 칼라스홀딩스는 이인우 광림 대표가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사장은 내이엔 대표와 엘케이팍스 대표, 반야트리클럽앤스파 서울 호텔 부사장을 지냈다. 광림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 660억원, 영업이익 21억원, 당기순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칼라스홀딩스는 최근 2대주주인 지대섭 광림 전 회장 외 2명으로부터 주식 130만주를 사들여 광림의 지분율을 24.98%까지 끌어올렸다.

광림 측은 쌍방울 지분 인수에 대해 “사업 다각화와 수익 확대를 위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