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대표적 이야기 100개를 모아 인문학적 해설을 붙인 책을 낸 소설가 김남일(왼쪽)·방현석씨.

"아시아의 민담·설화는 그리스·로마신화와는 또 다른 차원의 상상력 보고입니다."

소설가 김남일·방현석은 문단에서 아시아 문학 전문가로 통한다. 1994년 베트남에 처음 다녀와서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을 만들었고,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보자"는 기치를 내걸고 계간 문예지 '아시아'를 만들어온 지도 8년이 됐다.

이 두 사람이 아시아 각국에서 전해지는 대표적 이야기 100개를 모은 '백 개의 아시아'(전 2권·아시아)를 냈다. 인도를 대표하는 2대 서사시 '라마야나' '마하바라타'를 비롯, 이란의 '샤 나메', 수메르의 '길가메시 서사시' 등 아시아 31개국의 전통 신화·설화·서사시·민담을 사랑·영웅·변신·괴물·창세 등 주제별로 정리하고 인문학적 해설을 붙였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광주광역시에 건립 중인 아시아문화전당 정보원에서 조사·수집한 2000여 이야기 중 선정했다. 방현석씨는 "100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모습의 아시아를 이해하는 100개의 관문"이라고 했다.

아시아 각국에 비슷한 구조를 지닌 이야기도 많다. 계모의 구박과 이복형제의 질시를 물리치고 '꽃신'을 통해 신분이 상승한다는 우리나라의 '콩쥐팥쥐' 이야기는 중국의 '섭한 아가씨', 이라크의 '가난한 소녀와 염소', 베트남의 '카종과 할록' 등에서 비슷하게 변주된다.

김남일씨는 "이 이야기들을 일찍 알았으면 내 소설 쓰기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인문학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작가나 독자들이 흥미롭게 이야기숲을 산책하며 상상의 날개를 펼쳤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