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기자] 영화 '설국열차'가 기존 한국영화 수출과는 조금은 다른 차별점으로 해외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담은 영화 '설국열차'가 기존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의 출연과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 그리고 상대적으로 해외에서 지명도 높은 봉준호라는 감독의 네임벨류가 결합되며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
실제로 '설국열차'는 전 세계 167개국 판매와 더불어 선판매 금액만으로 제작비 절반에 해당하는 2000만 달러(한화 약 214억 원)을 회수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한국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해외 지역 개봉 이후에도 끊임없는 주목을 받고 있어 과정과 결과 모두 기존 한국영화의 수출과는 다른 점을 보여주고 있다.
#1. 할리우드 대표 유명 배우+인지도 높은 봉준호=시너지 컸다
무엇보다도 '설국열차'가 지니고 있는 차이점은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 누구나 알 만한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설국열차' 이야기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커티스 역은 영화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등에서 캡틴 아메리카로 열연을 펼쳤던 배우 크리스 에반스가 맡았으며 영화 '콘스탄틴'의 가브리엘, 영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하얀 마녀로 국내 관객들에겐 익숙한 틸다 스윈튼은 메이슨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벨, 타냐 역의 옥타비아 스펜서, 그리고 앤드류 역의 이완 브렘너까지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두 사람 뿐만 아니라 윌포드 역의 에드 해리스, 길리엄 역의 존 허트, 에드가 역의 제이미 벨, 타냐 역의 옥타비아 스펜서, 그리고 앤드류 역의 이완 브렘너까지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은 '설국열차'의 수출 결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국영화들 보단 해외 바이어들이 더욱 친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
여기에 '괴물' 등의 작품으로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한국감독 봉준호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 역시 '설국열차'에 많은 관심이 쏠린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특별상영으로 영화를 접한 해외 주요 매체들은 '괴물' 봉준호의 신작으로 '설국열차'를 주목하며 "봉준호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방식으로 모두의 기대를 넘어섰다"고 극찬했다.
이에 '설국열차'의 배급을 담당한 CJ E&M 측 관계자는 "사실상 마켓에서 판매되는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보통 한국영화가 해외로 수출될 때 한국 개봉 성적에 따라 바이어들이 관심을 가지거나, 혹은 한류배우의 인기를 등에 업은 형식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설국열차'는 약간 다르게 이미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봉준호라는 감독과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존 허트 등 해외 유수의 배우들이 함께했다는 점에서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2. 이미 해외 개봉 했는데..마켓 러브콜 봇물 '이례적'
이미 해외에서 영화가 공개된 이후에도 해외 바이어들이 그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건 '설국열차'가 이례적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설국열차'는 오는 4월 독일 개봉, 그리고 상반기 북미 지역 개봉을 예정하고 있지만 앞서 지난해 10월엔 프랑스, 그 이후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6개국에서 개봉을 하며 영화를 해외 바이어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보통 영화가 갓 공개된 마켓에서 제일 판매가 많이 된 뒤 각 지역 개봉을 거치면 영화 구입 의사가 줄어드는 것이 통상적. 하지만 '설국열차'는 많은 국가에 판매가 된 이후에도 해외 바이어들의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CJ E&M 측 관계자는 "'설국열차'가 제일 많이 판매된 곳은 아메리칸필름마켓(AFM)이었다"라며 "보통 이미 개봉한 영화가 계속적으로 주목 받는 영화는 드물었는데 '설국열차'는 이례적으로 계속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마켓에도 '설국열차'는 나가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설국열차'가 특별상영으로 상영된 것 역시 개봉 이후에도 이어지는 전 세계적 인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CJ E&M 측 관계자는 "보통 영화제 때 월드프리미어나 유럽프리미어의 조건 없이 초청되는 경우는 없었다"라며 이번 '설국열차' 특별상영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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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