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러시아'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됐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개막식부터 삐끗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8일 새벽 1시14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의 꿈'이라는 주제로 막을 올렸다.
하지만 선수단 입장 전 개막식이 시작된지 10분도 채 되지 않은 때 실수가 발생했다. 드넓은 러시아의 영토와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는 ‘러시아의 목소리’ 공연에 이어 오륜 마크가 스타디움 중앙에 등장하는 순서였다.
개막식이 시작되고 경기장 중앙에는 다섯 개의 눈꽃 모양의 조명이 켜졌다. 이 조명은 차츰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 형상을 갖춰갔다. 커다란 눈 결정 모양의 구조물 다섯 개가 원형으로 펼쳐지면서 모여 오륜 형태를 이룬다는 것이 조직위의 계획이었지만 그 가운데 한 개의 원이 펼쳐지지 않았다.
오른쪽 상단의 눈꽃 조명이 제대로 켜지지 않아 오륜기가 아닌 '사륜기'에 그치고 말았다. 아메리카 대륙을 상징하는 빨간 원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버리면서 ‘미완성 오륜’으로 찌그러졌다.
올림픽 준비에 약 510억달러(약 55조원)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은 것치고는 황당한 결과였다.
오륜기는 근대 올림픽을 상징하는 깃발로, 1914년 쿠베르탱 남작의 고안으로 만들어졌고, 1920년 앤트워프 대회 때부터 정식으로 사용됐다. 왼쪽부터 청색·황색·흑색·녹색·적색의 순서로 다섯 개의 둥근 고리가 ‘W’자를 이루며 연결돼 있으며, 각각 유럽·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아메리카 5대륙을 상징한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한 칸에 변기가 2개인 화장실, 수도관에서 녹물이 나온 사례, 곳곳에 돌아다니는 유기견 등 미흡한 부분이 언론을 통해 수차례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