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해안과 어우러진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과 소치 시내 전경.2014.2.2

'눈과 얼음의 제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소치는 아이러니하게도 따뜻한 휴양 도시로 유명하다. 모스크바에서 남단으로 1360km 떨어진 흑해 연안에 있다.

소치의 가장 큰 특징은 아열대 기후라는 점이다. 러시아이기 때문에 얼핏 추운 곳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2월의 연평균 기온은 영상 6도에서 10도 정도다. 심지어 야자수 나무가 자라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소치 올림픽은 아열대 지역에서 열리는 최초의 동계올림픽인 동시에 가장 더운 동계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아열대 기후지만 동계올림픽이 열릴 수 있었던 이유는 소치를 둘러싸고 있는 카프카스 산맥 때문이다. 소치 북동쪽을 둘러싼 산맥으로, 1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 지역이다.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서는 도심에서 70km 가량 떨어진 산악 지역에서 스키나 썰매 등의 설상 경기를 하고, 따뜻한 해안 지역에서는 실내에서 스케이팅 등 빙상 경기를 주로 하게 된다.

소치 올림픽의 또다른 특징은 510억 달러(약 54조원)를 투자한 역대 최고액의 동계올림픽이라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됐던 동계올림픽인 1998년 일본 나가노 올림픽의 투자금액 175억 달러의 3배 가량 되는 규모다. 하계올림픽을 포함해도 430억 달러를 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기록을 뛰어넘는다. 동·하계를 통합해 역사상 가장 비싼 올림픽인 셈이다.

여기에는 개최도시가 소치인 점이 한몫을 했다. 대회 조직위는 해안지역과 산악지역 두 곳에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이를 잇는 교통 인프라를 짓는데 많은 돈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실제로 48km 거리의 해안과 산악 클러스터를 잇는 철도가 건설돼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또 모든 선수촌에서 경기장까지의 거리를 5~15분 이내로 만드는 등 기반시설을 마련하는데도 비용이 투자됐다.

이외에도 포근한 낮기온 때문에 대회 조직위는 적설량 부족 사태에 대비해 대규모 저장창고를 만들어 50만톤 규모의 눈을 보관해놓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는 것은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러시아는 34년 만에 개최하는 소치 동계 올림픽을 자국의 위상을 높일 기회로 여기고 있다. 500억 달러라는 금액이 투자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개막하기 전부터 여러 기록을 세우고 있는 소치 올림픽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