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번엔 태평양전쟁 당시 가미카제(神風) 자살특공대원의 유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다. 수많은 징용 한국인이 희생된 강제노역 탄광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키로 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게 작년 9월이었다. 최근 일본에선 '가미카제'를 다룬 소설과 영화 '영원의 제로'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일본 가고시마현 미나미큐슈(南九州)시는 지란(知覽)특공평화회관에 소장된 가미카제 대원들의 유서 등 333점에 '지란의 편지'란 이름을 붙여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냈다.
가미카제 자살특공대는 태평양전쟁 말기 '제로센(零戰)' 등의 전투기에 청년들을 태우고 폭탄을 실은 채 적함에 자살 공격을 가한 특공대다. 일본 군국주의의 정신병적 극단을 보여준다.
당시 1000명 이상의 가미카제 대원이 출정 전 가족 앞으로 유서와 편지, 사진 등을 남겼고, 이 중 약 1만4000점이 '최후의 출격 기지'가 있던 지란의 특공평화회관에 현재 보관·전시돼 있다.
시모이데 간페이(霜出勘平) 미나미큐슈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 날 죽음을 앞둔 극한 상황에서 대원들이 남긴 '진실의 말씀'을 보존·계승하고,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세계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