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세계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것을 추정되는 83세 홍학(紅鶴·flamingo)이 세상을 떠났다.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에델레이드 동물원 측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플라밍고(홍학) ‘그레이터(Greater)’가 노쇠로 인한 합병증으로 더이상 손을 쓰기 힘들어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그레이터는 지난 1933년 처음 이 동물원에 왔지만 정확한 생년월일과 출생지는 확인되지 않아 최소 83세로만 추정되고 있다.

그간 에델레이드 동물원의 명물로 살아온 그레이터는 눈이 멀고 관절염을 겪는 등 노쇠로 인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꿋꿋히 버텨왔다. 특히 2008년 10월에는 10대 소년들이 던진 돌에 맞아 다쳤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회복하기도 했다.

동물원 측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그레이터의 건강이 급속하게 악화하기 시작했다” 면서 “이번 겨울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점점 기력이 떨어지고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어 정말 어려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리와 목이 매우 긴 대형 조류인 플라밍고의 수명은 야생에서는 대략 25년, 수용시설에서는 10여 년으로 추정된다. 그레이터의 장수는 극히 이례적인 셈이다.

한편 그레이터의 죽음으로, 이제부터는 남미 칠레의 한 동물원에 있는 67세의 플라밍고가 세계 최고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