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샌안토니오(미국), 서정환 기자] 6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초대형 돔구장에서 축구를 한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과 비슷한 환경에서 실전 모의고사를 치른다. 한국대표팀은 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알라모돔에서 멕시코와 진검승부를 펼친다. 29일 알라모돔에서 한국대표팀의 공식기자회견과 훈련이 이어졌다.
이번 경기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 날씨다. 대표팀이 머물던 브라질과 로스앤젤레스(이하 LA)는 한국의 여름과 비슷한 무더운 날씨였다. 습도가 높았던 브라질에 비해 선선한 LA의 날씨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LA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거리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는 초겨울의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얇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비행기를 탔던 홍명보 감독은 샌안토니오에 내리자마자 “아우 왜 이렇게 추워? LA가 좋았다”며 하소연을 했다.
변수는 또 있다. 대표팀이 멕시코와 붙게 될 알라모돔은 6만 6000명 이상을 수용하는 미식축구경기장이다. 농구나 아이스하키까지 열리는 다목적 구장이다. 상암구장에 천장이 덮여있다고 연상하면 되겠다. 홍명보 감독은 “태어나서 돔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샌안토니오가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는데 돔구장이라 좋은 것 같다”고 반겼다.
문제는 멕시코전에 무려 5만 명이 넘는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온다는 사실이다. 경기장 관계자에 따르면 멕시코계 인구가 많은 샌안토니오에서 축구는 인기스포츠라고 한다. 이미 5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표를 구입한 상태다. 천장이 덮여 있는 돔구장에서는 팬들의 함성소리가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대표팀이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홈 텃세를 경험하게 된다는 소리다.
홍명보호는 29일 오후 샌안토니오 국제공항을 통해 입성했다. 이 때 수십 명의 교민들이 선수단을 반갑게 맞이했다. 교민들에 따르면 텍사스 각지에서 모인 천 여 명의 교민들이 대표팀을 응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5만 여 명의 멕시코팬들에 비하면 절대 열세인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 변수는 그라운드의 상태다. 흙을 바닥에 두껍게 깔고 잔디를 놓는 푹신한 일반 축구장과 달리, 돔구장은 기본바닥이 단단한 콘크리트인데다 흙의 두께도 얇다. 한 멕시코 기자는 “알라모돔에서 경기하면 바닥이 단단해 공의 바운스가 커서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멕시코는 이미 알라모돔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멕시코전에서 홍명보호는 절대적인 홈 텃세와 여러 특이한 환경과도 싸우게 됐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맞닥트릴 여러 변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선수단이 순발력과 적응력을 기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샌안토니오(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