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5시 10분쯤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김모(53)씨가 1m 아래 섭씨 70~80도 정도의 뜨거운 냉각수 웅덩이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김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3일 밤 9시쯤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숨졌다. 김씨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슬래그 처리 및 관리를 맡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으로, 사고 당시 슬래그 냉각수 냉각 정도 및 수위를 확인하기 위해 안전 난간 너머로 이동하다 추락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작년 11월 공장 내 발전소에서 가스가 누출돼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작년 5월에는 아르곤 가스 누출로 5명이 숨지는 등 2012년 9월 이후 9건의 안전사고가 발생, 모두 13명이 숨졌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정비·보수·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하도급 과정에서 저가 수주를 하고, 그러다 보니 인건비를 줄이려 작업을 독촉하면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제철소 특성상 주변에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는 데다 공장 및 발전소 증설 공사가 이뤄지면서 작업환경이 더욱 나빠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잇단 사망사고에 따라 지난달 3일 현대제철을 안전관리 위기 사업장으로 특별관리하기로 하고 근로감독관 3명과 안전보건공단 직원 3명으로 상설 감독팀을 꾸렸다. 하지만 정작 사고가 난 19일인 일요일과 전날에는 주말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당진공장에서 근무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관계자는 "주말에는 정비·유지·보수 작업이 있을 때만 공장에 상주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