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라틴어로 된 해부학 용어 수만 개를 며칠 밤 동안 외웠던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700쪽짜리 해부학 교과서가 시험 범위였기 때문에 모조리 암기하지 않으면 시험을 볼 수가 없었거든요."
헝가리 데브레첸 국립 치·의과대 한국 캠퍼스 거창국제학교를 졸업한 함창수(27)씨는 "하루에 잠을 2~3시간 자야 할 만큼 혹독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의학 영재를 육성하려고 2006년 설립된 거창국제학교가 첫 졸업생 8명을 배출했다. 헝가리 데브레첸 국립 치·의과대에서 졸업장을 받고 유럽 의사 면허증을 취득한 이들 졸업생은 대부분 미국·일본·유럽 등 국제무대로 진출한다.
함창화(29)·창수씨 형제는 거창국제학교 설립자 함승훈 이사장의 아들이다. 함 이사장은 독일 유학 시절인 1990년 위암에 걸린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홀몸으로 두 아들을 길러내며 학교를 세웠다. 창수씨는 미국의사시험(USMLE) 1단계에서 270점 만점에 252점을 획득, 최상위 1%를 기록했다. 현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창수씨는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에서 신경과 전문의 수업을 받을 계획이다. 형 창화씨는 독일 의사 진출을 준비 중이다.
졸업생 중 차지은(28)씨는 미국 치과의사 면허시험 파트 1·2에 모두 합격했다. 박주빈(26)씨 역시 USMLE 1단계에 합격한 상태로, 2단계 시험을 치른 뒤 미국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다른 졸업생들도 국제 의료 무대 진출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