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고교생 대상의 한국형 토플(국가영어능력평가·NEAT) 시험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형 토플 시험은 2012년 도입 이후 2년간 네 차례 해보고는 사라지게 된 것이다. 교육부가 한국형 토플 개발에 들인 371억원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한국형 토플은 학생들이 영어 과외를 받거나 조기 유학을 갔다 오지 않았더라도 수업만 충실히 따라가면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게 학교 영어 수업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제도다. 교육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2013학년도부터 수능 영어 시험을 한국형 토플로 대체하겠다"고 했다가 2010년엔 "수능 대체는 2016학년도로 미루겠다"고 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작년 8월에는 "대학 입시와 연계시키지 않겠다"고 방침을 바꾸더니 이번엔 시험 자체를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한국형 토플을 도입하려 했다면 교육부가 진즉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연수를 통해 실력을 키워주고 원어민 보조 교사도 보강했어야 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이제 와서는 "학교가 아직 대응할 단계가 못 됐다"고 했다. 정책 발표 후 6년이나 지났는데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은 교육부가 놀고 있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초·중·고 영어 수업이 다시 독해(讀解)만 파는 예전의 입시 영어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광복 이후 대학 입시는 40여 차례 바뀌었다. 지금 서남수 장관이 43대 장관이니 장관이 바뀔 때마다 입시가 바뀐 셈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입시 제도를 바꾸더라도 3년 전 예고하겠다는 '입시 3년 예고제' 공약까지 내놨다. 그러나 교육부는 수능에서 국어·영어·수학 과목의 '수준별 A형·B형 수능'을 작년 한 번 시행해보고는 없애버리기로 했다. 2011년 '고교 내신 절대평가를 2017년 입시부터 반영하겠다'고 했던 발표도 뒤집었다. 지난 정부의 교육정책을 차례대로 휴지통에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장관들이 학생을 '실험용 동물'쯤으로 보지 않는다면 교육정책을 이처럼 변덕스럽게 뒤집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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