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서양화가였던 고(故) 노먼 록웰의 전기가 11월 출간되었지만 유족들은 데보라 솔로몬이 쓴 이 책의 내용에 수 없이 많은 부정확한 설과 '가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고 항의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거울-노먼 록웰의 생애와 예술'이라는 이 책에 대해 노먼 록웰 가족의 에이전시 이름으로 배포된 항의 성명에는 이 책에서 적어도 96개의 사실관계 오류를 발견했으며 저자가 록웰 자신이 썼던 자서전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나의 모험'이란 책의 내용을 '교묘한 선택'으로 짜깁기 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매사추세츠주 스톡브리지에 살았던 록웰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지의 표지 삽화 300장 이상을 그린 삽화가로 1978년 사망했다.

가족들은 예를 들어 그 책이 어린 시절 록웰이 학교길에서 아이들을 가로막고 가지 못하게 한 것처럼 묘사해 요즘 기준으로는 못된 문제아처럼 묘사했지만, 실제 본인이 쓴 자서전에는 어떤 아이를 가로막고 삽화그림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한 뒤 그애 어머니에게 허락을 받으러 간 내용으로 되어있다고 말했다. 특히 록웰이 감추어진 동성애자 였다든가 소아성애자였던 것처럼 묘사해 사실을 왜곡하고 저자 자신의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과 공격성을 담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저자인 솔로몬은 잭슨 폴록, 조셉 코넬 같은 다른 예술가들의 전기도 집필했던 작가로 지난 10월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록웰이 동성애자로 살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남자 친구들을 더 좋아했고 그것이 그의 그림에 나타난 '엄청난 동성애적 에로티시즘'을 설명해준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저자가 록웰을 하나의 인간으로서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그가 외롭고 변덕스럽고 자주 우울증에 빠졌다는 것은 상상일 뿐이라고 항의했다.

특히 아들인 토머스 록웰과 손녀 애비게일은 "그처럼 긍정적인 성격의 화가를 만성적인 우울증 환자와 위선자처럼 묘사한 것은 웃기는 일이며 그 책이 고향의 노먼 록웰 박물관에서까지 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이 전기가 발간된 후 관장 명의로 "화가에 대한 독특한 이론과 새로운 해석이 풍부하게 담긴 잘 쓰여진 전기"라고 호평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