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풀 로고.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83)이 모처럼 새 뉴스 매체를 사들였다. 가격은 2500만달러(약 265억원). 소셜미디어 뉴스 통신사 '스토리풀(Storyful)'이다.

지난 20일 머독의 미디어그룹 뉴스코프가 인수한 이 회사를 두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뉴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뉴스코프가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머니 등 외신은 전했다.

스토리풀은 올해로 창립 5주년 된 회사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각종 뉴스와 동영상을 일목요연하게 편집해 다른 언론사에 제공한다. 본사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다.

뉴스코프가 주목한 부분은 동영상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 스토리풀은 동시다발로 쏟아지는 수많은 동영상을 목적과 가치에 따라 편집하고, 언론사를 대신해 사실 여부까지 파악해준다. 언론사 간 속보 경쟁이 불붙는 재난 발생 같은 상황에서 이런 서비스는 가치가 높다.

스토리풀 터미널 화면.


가령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 SNS는 사고 현장 동영상으로 줄잇는다. 이 때 스토리풀 직원은 올라온 동영상들의 진위를 확인한다. AP나 로이터 같은 공신력 있는 통신사를 통해 정황을 파악한 후, 동영상 안에 나오는 지형지물 또는 중요한 세부 사항들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한다. 진짜라는 확신이 들면 동영상에 '통과(cleared)'라는 사인을 붙인다. 미확인 동영상들에는 '보류(pending)' 판정이 붙는다. 스토리풀은 동영상 원작자로부터 저작권을 승인받는 절차까지 대신해준다. 언론사가 직접 원작자를 찾아나서야 하는 수고를 던다.

이런 방대한 작업을 가능케 하는 건 스토리풀의 프로그램이다. 스토리풀은 '뉴스와이어'라는 자체 터미널(정보단말기)로 SNS를 모니터링한다.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제공하는 금융 터미널과 비슷한 서비스다. 뉴스와이어 터미널은 인터넷 공간에서 생성되는 동영상의 메타데이터(콘텐츠를 설명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초 단위로 동영상을 '채집'한다. 이를 스토리풀 고유의 알고리즘으로 엮어서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것.

지난해 이런 방식으로 스토리풀이 제공한 동영상 중 언론사를 통해 보도된 건수만 7억5000만건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토리풀은 홈페이지를 통해 CNN을 비롯해 로이터,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대형 언론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코프는 스토리풀 인수를 통해 비디오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뉴스 보도에 소셜미디어를 더욱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WSJ는 전했다. 뉴스코프는 전통적인 언론 보도보다 디지털 형태를 선호하는 독자들이 많아지는 현재, 이런 변화는 필수적이라고까지 말한다. 지난 9월 30일로 마감한 3분기에 뉴스코프의 광고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지면 광고 매출이 계속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SNS와의 결합을 시도하는 언론사들은 뉴스코프 이외에도 많다. 미국 현지 방송사와 신문사의 모회사인 EW스크립스(Scripps)는 이달 디지털 비디오 뉴스 서비스인 가넷(Gannett)을 인수했고, USA투데이는 지난해 소셜 미디어 광고 개발 회사인 블링크(Blinq) 미디어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