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의 시발점이 된 최측근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에 대한 부패 혐의와 관련, 리룡하가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인 해외 북한 식당에서 노골적인 매매춘 사업을 하며 자금을 빼돌리고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북한 당국에 적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복수의 북한 외화벌이 관계자들은 “노동당 행정부가 해외에서 운영하던 식당과 호텔경영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의 무역일꾼들 사이에서 큰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북한 무역회사에서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RFA에 “당 행정부가 운영하던 해외식당은 반드시 숙박업소(호텔)를 겸하고 있고, 이들 식당의 주요 수입원은 사실상 매춘(성매매)이었다”며 “해외의 북한식당 운영은 처형된 리룡하가 총괄하고 있었는데 외화벌이 간부들은 그의 비리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노동당의 외화벌이 사업이라 감히 걸고 들 엄두를 못 냈다”고 말했다.

북한 간부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중국 지린성 옌지시만 해도 식당을 겸한 ‘류경호텔’이 있고, 단둥시와 선양, 베이징 등지에는 ‘해당화’나 ‘모란각’과 같은 식당주변에 ‘금강산호텔’, ‘대동강여관’ 같은 숙박업소들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리룡하가 해외 식당에 젊은 북한 여성을 데려다 놓고 손님들을 주변 숙박업소로 유도해 노골적인 매춘업을 벌였고, 이렇게 벌어들인 자금은 대부분 당의 외화자금으로 상납됐는데 그 중 일부를 리룡하가 가로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화벌이 관계자는 “리룡하는 행정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한 2010년부터 ‘국제결혼’이라는 미명 하에 해외식당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을 중국의 돈 많은 부자들에게 팔아넘겼다”며 “이 과정에 리룡하는 중국의 부자들로부터 여성 한 명당 적게는 10만위안, 많게는 20만위안이 넘는 돈을 받아 챙겼다”고 밝혔다.

특히 2010년부터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여성을 중국 현지인과 결혼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결혼비용으로 5만위안씩을 요구한 것도 리룡하였다고 그는 주장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최고지도자의 승인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했다”며 “때문에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도 당의 외화벌이 자금으로 들어갔을 뿐 리룡하가 챙긴 몫은 극히 일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앞서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난 11일 죽국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장성택 세력이 장악한 국방위 산하 54국이 내각의 여러 차례 경고에도 중국 등 해외에서 운영하는 ‘해당화’를 통한 조직적 비리를 벌이다 적발돼 수사가 시작됐고 이것이 결국 장성택으로까지 번졌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해외 식당 여성들이 성매매를 한다는 보도는 국내 북한 전문 매체를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지난 2010년 중국 심양(瀋陽)시의 통신원을 인용해 “이 지역의 북한식당 ‘평양관’의 여종업원들이 영업이 끝나고 나서 밤마다 노래방 도우미 등으로 돈을 벌고 있고, 심지어 호텔이나 모텔에서 한 번에 약 100달러를 받고 성매매를 하는 종업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통신원은 “(식당 여종업원들이) 낮에는 단정한 한복 치마저고리에 김일성의 배지를 달고 있지만 외출 시에는 유행하는 옷을 자유롭게 입고 ‘배지도 떼고 나간다”고 전했다. 여종업원들은 북한에서 노래와 춤, 미모가 월등해 특별히 선발된 이들이라 중국 현지 노래방에서 따로 계약을 맺고 도우미로 쓸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 것이다.

또 외화벌이 경쟁이 심해지면서 중국 내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이 손님을 끌기 위해 속살이 비치는 선정적인 저고리를 입고 나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북한식당의 여성 종업원들은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발돼 북한 당국의 신임을 얻은 미모의 여성들이다. 대부분 북측 고급 간부의 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들은 평양의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했거나 관광학교를 졸업한 여성 종업원들은 통상 3년에 한 번씩 교체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