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전주, 서정환 기자] 불같은 성격의 허재 감독이 부처가 됐다. 화도 나도 속도 상하지만 모든 것을 털었다. 다만 제자 김민구(22, KCC)의 상태를 걱정할 뿐이다.
‘김민구 후폭풍’이 전주를 강타했다. 전주 KCC는 지난 14일 서울 SK전에서 김민구가 애런 헤인즈에게 가격을 당해 부상을 입은 후 17일 전주에서 삼성을 맞았다. 헤인즈와 충돌로 발목과 가슴을 다친 김민구는 용인 마북리 숙소에 머물려 전주에 오지 않았다. 에이스 강병현까지 허리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 허재 감독은 김효범을 선발로 출전시키며 기대를 걸었다.
경기 전 만난 허재 감독은 초탈한 분위기였다. KCC 구단관계자에 따르면 허재 감독은 전날 헤인즈의 2경기 출전금지와 500만원 벌금징계 소식을 듣고 격분했다고 한다. KCC구단 전체의 분위기가 무거웠다. 허재 감독의 표정은 마치 폭풍이 지나간 뒤 고요한 날씨 같았다. 애써 화를 누르고 허탈하게 웃었다.
헤인즈 징계수위에 대해 허 감독은 “KBL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따라야지 뭐”라고 대답했다. SK가 3경기 추가자체징계를 결정한 것에 대해선 “SK도 (여론이) 무서웠을 것이다. 요즘 그런 (고의적) 플레이를 보기 드물지 않나”고 대답했다.
현역시절 ‘농구대통령’이라 불렸던 허재 감독은 “나도 농구를 해봐서 알지만 공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플레이가 나왔다는 건 의도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농구대통령이라도 개인의 의견일 뿐이다. KBL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허재 감독은 김민구의 상태에 대해선 “그 때는 몰랐는데 발목도 좋지 않더라고. 올스타전은 못 뛰더라도 참석은 해야지. (강)병현이도 못 뛰는데 (장)민국이와 (김)효범이가 해줘야지”라고 전했다.
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