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이던 6·25전쟁 참전 용사 미국인 메릴 뉴먼(85)씨가 42일 만에 풀려나 7일(현지 시각) 미국으로 돌아왔다. 북한은 지난달 말 '반공화국 적대행위' 혐의로 억류돼 있던 뉴먼이 사죄문을 읽는 영상을 공개했으며,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태워 추방하는 형식으로 그를 석방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가족들을 만난 그는 취재진에게 "집으로 돌아와 기쁘다. 멋진 귀향이다. 피곤하지만 가족과 함께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된 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북한에 있는 동안 음식은 어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었다"라고 했다. '북한에 다시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아닐 것"이라며 짧게 답했다.

로이터 뉴시스

뉴먼은 6·25전쟁 때 북한 지역에서 활동하던 게릴라 부대인 '구월산유격대'의 군사고문관을 맡았었다. 그는 지난 10월 60년 만에 북한을 다시 찾아 열흘간 관광을 했고, 일정을 마친 후 평양 공항에서 베이징행 비행기 이륙을 기다리던 도중 기내에서 체포돼 억류됐다. 뉴먼의 사죄문 내용에 따르면 그가 구월산유격대 전우회 회원들의 주소와 이메일을 북한 관광안내원에게 전달하고 이들의 가족과 친지를 찾으려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 하지만 북한은 고령인 뉴먼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그를 전격적으로 석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먼이 사는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아파트 주민들은 기둥과 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뉴먼의 귀향을 환영했다. 이 아파트 주민인 한 남성은 "뉴먼은 진짜 영웅이다. 그가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게 돼 우리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