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전 개발된 A초콜릿. 겉포장 뒷면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이 제품은 밀, 계란, 땅콩, 돼지고기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 초콜릿 겉봉에 왜 '돼지고기' 같은 표기가 들어가는 걸까?

이유는 '알레르기' 때문이다. 식약처 고시 등에 따르면 한국인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물질은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류 등 13개 품목이다.

그런데 알레르기 유발 성분은 그 성분이 포함된 제품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다른 제품에도 스며들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현행 식품위생법 6조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제품이더라도 같은 제조 시설(공장) 등을 통해 생산할 경우 불가피하게 혼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초콜릿의 경우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다른 과자에 돼지고기가 원료로 쓰인다. 돼지고기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기 때문에 A초콜릿 겉봉에 이를 알리는 표시 문구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비스킷에는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데, 비스킷과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다른 제품에도 계란 표시가 들어간다.

그런데 이 표시는 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글자 크기도 작다. 이에 대해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알레르기 관련 표시는 기타 표시 면에 하게 돼 있고, 활자 크기는 10포인트 이상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