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마음이) 좀 그래요”
FA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당당하게 인정받았다. 새로운 팀의 팬들도 환영 일색이다. 그러나 이종욱(33, NC)의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바로 자신을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두산 팬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이종욱은 “아직 얼떨결하다”라는 말로 옛 팀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종욱은 최근 FA시장에서 NC와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을 맺으며 새 둥지를 찾았다. 거액의 계약인 만큼 스스로의 의지도 다잡고 있다. 29일 ‘ADT캡스 어워드’에 수상식에 참여해 대상을 받은 이종욱은 행사 후 “일단 부담이 된다.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올해는 일찌감치 운동을 시작해 몸을 만들고 있다. 올해보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내심 두산 팬들이 마음에 걸리는 모습이었다. 이종욱은 행사 인터뷰 때부터 두산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종욱은 지난 2006년 두산에서 1군에 데뷔, 올해까지 두산 외야의 축이자 부동의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다. 자연히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종욱도 "두산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응원을 받았기 때문에 옮긴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라며 진한 정을 드러냈다. 더 큰 꿈을 향해 팀을 떠난 이종욱이지만 두산 팬들의 마음에서까지 떠난 것은 아니었다.
이종욱은 “이적하고 나서 인터뷰를 잘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날이 사실상 첫 공식석상이었다. 이종욱은 그 이유 중 하나로 “두산 팬들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종욱이 이적에 대한 소감을 드러낼수록 자연히 두산 팬들의 아쉬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종욱도 이를 감안해 공식적인 인터뷰는 자제한 것이다. 어찌 보면 자신을 열렬히 응원해 준 두산 팬들에 대한 마지막 의리였다.
이종욱은 “(마음이) 좀 그렇다. 아직 얼떨결하다”라면서 “언젠가는 해야 하는 말이었다. 두산 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8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라고 다시 한 번 두산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비록 팬들과는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했지만 이종욱은 소중했던 기억을 가슴 한켠에 담아두고 있었다. 물론 이는 이종욱을 바라보는 두산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