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가 폭풍 급전개 속에서 오로라(전소민 분)-설설희(서하준 분)의 러브라인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혼한 로라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설희를 선택하며 드라마는 전에 없던 애절함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135회분에서는 로라가 설희의 부모님에게 결혼을 허락받아 결혼준비를 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설희의 부모인 설국(임혁 분)과 안나(김영란 분)는 아들 설희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고, 설국은 안나에게 아들과 로라를 결혼시키자고 했다. 설국과 안나는 설희의 약혼녀였던 지영(정주연 분)이 설희가 혈액암에 걸린 걸 알고 결혼을 포기했다는 얘기를 듣고 로라와의 결혼을 추진한 것.

안나는 로라를 찾아가 아들 설희와의 결혼에 대해 물었고 이에 로라는 “설희 씨 닮은 아이 낳아서 살고 싶다. 후회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로라는 설희에게 결혼하자고 설득했고 결국 로라를 사랑하는 설희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설희는 “절대 로라 씨 혼자 두고 안떠난다”고 약속했고 로라는 “내가 안보내”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결혼을 약속한 설희와 로라는 함께 살 집을 생각하는 등 행복한 앞날을 꿈꿨고, 로라는 드레스를 맞추는 등 본격적으로 결혼준비에 나섰다.

이야기만 보면 아름답기 그지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포기하는 희생과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소중한 관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임을 상기하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그간 '데스노트'라고 불릴 만큼 등장인물들을 무자비하게 하차시킨 임 작가였고 그 중에는 죽음으로 인한 하차도 종종 있어 논란을 가져왔던 바다. 연장 계획에 따른 합의든, 사전에 이미 구성됐던 것이든 갑작스런 하차, 특히 유체이탈 같은 다소 엉뚱한 죽음 묘사는 애청자들에게는 '상처'로까지 다가왔다.

이런 임 작가가 현재 적어도 황마마(오창석 분)보다는, 등장인물들 중 누구보다 애정을 쏟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캐릭터인 설설희를 놓고 필력을 과시 중인데, 문제는 설희가 극 중 죽음으로 하차해도, 반대로 해피엔딩 결말을 맞는다 하더라도 개운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암세포도 생명이라며 소중히 여기는(?) 착한 설희가 결국 병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을 맞는다면 극의 설득력은 둘째 치더라도 지금까지 등장인물들을 설득력 없이 하차시켰던 임성한 작가가 편애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듯 하다. 앞서 임 작가는 노다지(백옥담 분)의 분량을 놓고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는 또 제작보고회에 주인공으로 취재진 앞에 섰던 황마마 존재를 무색케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설설희란 존재는 제작보고회 당시에는 거론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필연적으로 죽음으로 새드엔딩이어야 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만약 설희까지 예정된 죽음으로 마무리 짓게 된다면 드라마는 사상 초유 다수 인물의 하차를 낳은 오명의 드라마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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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공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