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전 전남 여수시 소호동 한 대기업 사택. 산업단지(산단) 18년차 직장인 박호영(40·가명)씨가 회사출근 버스에 올랐다. 출퇴근 전쟁이 없어 공장까지는 15분 정도다. 오후 5시 퇴근한 그는 사택단지 내 테니스장에서 동료와 운동을 했다.
주말엔 차로 10~20분 떨어진 골프장을 찾거나 가족과 여수 섬 여행을 떠난다. 고졸 사원으로 입사한 그의 연봉은 9500만원. 입사 동기들이 대부분 비슷하다. 아내는 전업주부이지만 중학생 두 자녀 양육에 어려움이 없다. 최근엔 친구들과 4박5일간 주말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 92㎡(28평) 사택의 월 공과금은 20만원인데, 그나마 절반은 회사가 내준다.
산단의 모 기업 상무는 “10년 전만 해도 여수로 발령난 젊은 직원들이 ‘시골은 싫다’며 종종 사표를 냈지만 요즘은 교통과 주거 여건이 좋아진 여수로 오고 싶다고 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