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두바이(UAE), 이균재 기자] 홍명보호가 두바이발 모래바람에 진땀을 흘렸다.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 5시간의 시차, 섭씨 30도를 웃도는 낮기온.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진짜 적은 따로 있었다. 러시아와 일전을 앞두고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 입성한 홍명보호가 때아닌 불청객을 만났다.
피로, 시차, 불볕더위의 우려는 기우였다. "우리만 시차가 있는 게 아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조금 피곤하지만 괜찮다"는 김진수의 말 속에서 피로와 시차는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장애물이었다. 여독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훈련 내내 웃음꽃이 피웠을 정도로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아보였다.
날씨도 선선했다. 한낮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돌았지만 훈련을 할 때는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다. 경기 시간인 오후 11시가 되자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였다.
문제는 하늘을 뒤덮은 두바이발 모래바람.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야외에서 훈련을 하던 홍명보호는 10분을 견디지 못하고 실내 풋살경기장으로 대피했다. 매서운 모래바람 때문에 곤욕을 치른 터였다. 코칭스태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취재진이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의 모래바람이었다.
다행히 이날은 가벼운 회복훈련이라 실내에서도 가능했다. 문제는 경기 당일 전날인 18일. 발을 맞출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 전술훈련이 반드시 필요한데 실내에서는 도무지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홍 감독도 이날 첫 훈련을 마친 뒤 "환경이 이러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라며 고충을 토로한 뒤 "경기 전날에는 모래바람이 불어도 밖에서 훈련을 할 것"이라며 정면돌파의 뜻을 내비쳤다.
악조건을 극복하고 A매치 첫 3연승과 함께 유럽 팀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사다. 홍명보호는 오는 19일 오후 11시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서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두바이(UAE)=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