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자이자 감독, 극장 업자로 활동하며 '충무로의 대부(代父)'로 불린 곽정환(83) 서울극장 회장이 8일 오전 0시 3분쯤 별세했다.
서울극장 측은 "고인은 지병으로 분당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심근경색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곽 회장은 멀티플렉스가 생기기 전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영화제작과 배급에 중심적 역할을 했다. 1930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곽 회장은 1963년 '주유천하'를 제작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1964년에는 합동영화사를 설립해 영화 100여편을 기획, 제작했다. 강대진 감독의 '새엄마' '청춘극장', 이만희 감독의 '협박자' '군번 없는 용사', 이두용 감독의 '홍의장군' '초분', 유현목 감독의 '사람의 아들', 김호선 감독의 '애니깽', 신상옥 감독의 '증발' 등 유명 감독들의 영화제작을 맡았다. '쥐띠부인'(1972) '이중섭'(1974) '이브의 체험'(1985) '무거운 새'(1994)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78년 세기극장을 인수해 이듬해 서울극장으로 이름을 바꿔 극장 운영도 겸했다. 이후 부산 아카데미, 은하극장, 세기극장 등 전국에서 극장 10여 곳을 운영하며 영화 배급계의 실력자가 됐다. 1990년대 들어서는 '투캅스2' '초록물고기' '편지' 등 히트작에 투자했다.
영화제작자협회장, 서울시극장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배우 고은아(67) 서울극장 사장과 아들 곽승남 서울극장 부사장, 딸 등이 있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02)2072-20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