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기획수사로 경남 김해서부지역 2개파 폭력조직원들의 광범위했던 범행 수법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폭력을 동반한 이들의 범행은 보험사기와 조직원 폭행, 집단 협박, 금품갈취, 보도방 운영 등 무차별로 불법을 일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6개월간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 '진영읍내파'와 '무계파' 조직원들의 범행을 분석해 본다.

◇설사약 먹고 만성장염 속여 보험금 타내 진영읍내파 조직원들이 보험금을 가로챈 수법은 간단했다.

이들은 범행에 가담한 동료 조직원 2명의 명의로 13개 보험사의 실손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했다.

그리고 설사약을 먹은 뒤 복통을 호소하며 찾아간 병원에서 '만성장염' 등으로 보름 또는 한 달 가까이 허위 입원했다.

또 허리가 아프다고 속여 병원 진료를 받은 후 허위 입원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타냈다.

이 같은 수법으로 17일간 2차례, 28일간 1차례 허위로 입원해 이들이 타낸 보험금만 3차례에 걸쳐 2100만원 상당에 달했다.

경찰은 이들이 실손 보험에 가입해 상해와 질병 등의 이유로 입원하면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허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명의를 빌려주며 범행에 가담했던 한 조직원은 자신의 몫을 요구하며 추가 범행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항의하자 소주병 등으로 맞아 고막이 파열되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은 조직원의 이탈을 방지하고 지속적인 범행을 위해 같은 조직원도 밀착 감시하며 감금하고 폭력을 휘둘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주범 2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층간소음 문제로 조직원까지 동원해

진영읍내파 두목 A(45)씨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로 다툰 B씨가 모습을 보이지 않자 조직원 4명을 동원해 B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여관으로 몰려가 "아들을 찾아내라"고 협박했다.

게다가 조직원들의 폭행은 대상을 가리지도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관리하던 다방의 종업원이 늦게 출근하자 영업에 지장을 준다며 주먹과 발로 때리기도 했다.

조직원들은 자신들을 무시한다며 한 주점에 난입해 집기류 등을 부수고 업주를 꿇어 앉혀 놓고 마구 때리는가 하면 경찰의 단속이나 또 다른 폭력조직의 횡포를 막아주겠다며 보호비 명목으로 마사지 업주로부터 수백만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노래방 등에서 술을 마신 뒤 폭력조직원을 과시하며 불법영업을 신고하겠다고 업주를 협박해 수백만원 상당의 술값을 내지 않기도 했다.

후배조직원이 험담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각목으로 때리는 등 기강확립 차원에서 같은 조직원들을 집단 폭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무계파 조직원들은 폭력배인 자신들을 무시한다며 보도방 종업원을 골프채 등으로 마구 때리고 선배대접을 하지 않는다며 후배 조직원을 때려 늑골을 부러뜨리기도 했다.

경찰은 2개파 조직원 4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탈퇴한 조직원을 찾아가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수십차례 때리고 달아난 조직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뒤를 쫓고 있다.

경남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수사가 시작되자 폭력조직원들은 처벌을 면하기 위해 횡포를 일삼은 피해자들에게 빼앗았던 돈을 일부 되돌려주기도 했다"며 "경찰은 도민들이 평온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폭력조직들에 대한 단속활동을 지속해서 벌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