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상학 기자] 내야수 정병곤(25)의 손이 삼성의 통합우승 3연패를 이끌었다.

정병곤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7-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1~2012년에 이어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한국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이날 삼성의 승리에는 정병곤의 활약이 있었다.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정병곤은 2-2로 팽팽히 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두산 투수 데릭 핸킨스를 상대로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한의 우중간 2루타 때 3루까지 진루한 정병곤은 최형우의 3루수 앞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었다.

최형우의 타구가 아주 느리게 굴렀고, 두산 3루수 이원석을 앞으로 달려오며 공을 잡았다. 그러나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송구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했가. 그 사이 정병곤은 홈으로 슬라이딩하며 자연스럽게 오른팔을 들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원석의 송구가 정병곤의 오른손을 맞고 포수 양의지 뒤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정병곤의 득점은 물론 2루 주자 박한이까지 홈으로 쇄도하며 순식간에 2득점. 2-2 균형이 깨지며 삼성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두산은 어이없는 실책으로 2점을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삼성은 박석민과 김태완의 적시타까지 대거 5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정병곤의 슬라이딩 과정에서 들어올린 오른손이 삼성과 두산의 희비를 가른 순간이었다. 정병곤의 득점으로 끝났다면 추가 실점 없이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었지만 정병곤의 손을 맞고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삼성에는 정병곤의 오른손이 신의 손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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