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민 기자]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히트곡 '너에게'가 가수 성시경의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서태지가 쓴 곡을 다른 가수가 정식으로 리메이크한 것은, 서태지 데뷔 21년만에 최초다.

1일 정오 공개된 tvN '응답하라 1994' OST, 성시경의 '너에게'는 원곡의 팝발라드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노래 사이 반복되는 내레이션, 잔잔하게 흘러가는 멜로디, 이와 어우러지는 목소리 등 대부분이 기존 곡과 유사하다.

다만 원곡에서 '음, 니가 아무리 지금 날 좋아한다 그래도…'로 시작되는 꽤나 긴 도입부 내레이션은 리메이크곡에서 제외됐다. 곡 사이사이 등장하는 내레이션은 성시경의 느낌으로 살렸다. 기존 서태지의 맑고 상큼한 내레이션은 성시경의 달콤하지만 조금은 느끼한 음색으로 변환됐다.

심야 라디오에서 성시경이 청취자에게 들려주던 '잘자요'…딱 바로 그 톤이다. '세상은 분명히 변하겠지. 우리의 생각들도 달라지겠지' 등의 내레이션이 노랫말과 뒤엉켜 등장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성시경의 느낌이 절로 묻어난다.

지난해 서인국-정은지의 '올포유'를 편곡한 작곡팀 MELODESIGN이 편곡을 맡아, 원곡의 록적인 기타사운드를 덜어내고 나일론 기타와 리얼 브라스 위주의 편곡으로 성시경의 따뜻한 목소리와의 앙상블을 만들어 냈다.

뮤직비디오에는 녹음실에서 노래를 하는 성시경의 모습과 '응답하라 1994' 속 성나정(고아라 분)과 쓰레기(정우 분)의 에피소드들이 함께 나열돼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달콤한 느낌을 더했다. 말미에는 나정이 친오빠처럼 지냈던 쓰레기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후 "오빠야, 잘자"라고 말하며 문을 닫는 드라마 속 장면을 그대로 활용했다.

한편, 앞서 성시경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를 리메이크를 하게된 것에 대해 "원곡보다 더 좋은 리메이크는 보통 있을 수가 없다. 워낙 좋아했던 노래라 팬으로 노래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리메이크를 하게 된 밝혔다.

그는 "너무 부드럽게 하면 노래 분위기가 살지 않을 것 같아 고민했고, 내레이션 부분에 공을 들여 나만의 스타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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