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는 언제나 팬들의 뒤통수를 치겠다는 말을 종종했다. 반전 매력을 주고 싶다는 의미였으나 결과적으로 치명적 실수가 충격을 안겼다.

세 번째 정규앨범 를 발매하고 다시 가수로 돌아온 아이유. 첫 연기 도전이었던 이 호평을 받으며, 아이유는 가수, 예능인, 연기자로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여전히 명랑하고 유쾌한 아이돌이다. 그러나 아이유에게는 깜짝 스캔들의 여운이 아직도 따라다닌다.

지난해 11월 아이유는 자신의 SNS에 슈퍼주니어 은혁과 다정하게 촬영한 셀카 사진을 올렸다. 국민 여동생과 아시아를 호령하는 최정상 아이돌 그룹 멤버의 열애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아이유는 사진 게시 직후 급하게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네티즌의 손가락이 아이유보다 빨랐다. 아이유가 직접 올린 사진은 빠르게 퍼졌다.

얼굴을 맞댄 채 다정한 모습을 취한 한 장의 사진을 두고 대중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았다. '네티즌 수사대'는 바삐 움직였다. 아이유 눈동자를 확대해 천장에 달린 전등이 아이유 집의 전등과 같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아이유가 입고 있던 옷이 팬들에게 공개했던 잠옷이라는 증거를 찾아냈다. 아이유 옆에 있는 은혁이 상의를 탈의했다, 아니다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유가 왜 논란의 소지가 충분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는지, 시작부터 이해할 수 없었던 실수는 많은 뒷말을 만들어냈다. 충격과 파장이 쉬이 가시지 않았다.

아이유 소속사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해명에 나섰다. 아이유와 은혁의 관계를 가요계의 절친한 선후배로 단정 지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을 두고 "은혁이 평소 친하게 지내는 아이유의 집으로 병문안을 갔고 사진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찍은 것이다"라고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을 하면서 의혹을 더 크게 만들었다. 소속사의 이상한 해명 이후 아이유는 입을 굳게 닫았다. 사건 직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은혁이 "요즘 좀 힘들다"며 상황을 재치 있게 넘긴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아이유는 지난 7월 SBS 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사진을 일부러 올렸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명백한 실수였어요. 제가 직접 사진을 올렸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어요.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줬어요. 저를 사랑해준 팬들과 상대방을 사랑해준 팬들 모두에게 미안했어요. 그 당시에는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의혹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하는지, 아니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아 답답했어요." 그때 은혁과 나눈 대화도 전했다. 은혁은 아이유에게 전화를 걸어 "괜찮냐"고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지난해 연말 큰 시련을 겪은 아이유는 KBS 2TV 주말드라마 주연을 맡으며 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은 아이유, 조정석이라는 흥미로운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 의 시청률 대박 신화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종영했다.

아이유에 대한 일부 대중의 반응이 여전히 불편한 것은 사건 당시 해명이 속 시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에 출연해서도 해명이나 설명 대신 사과에 그쳤다. MC 김구라는 에서 "대중이 원한 것은 사건의 해명이었다. 사진을 올린 이유보다 은혁과 어떤 사이였는지 궁금해했다"고 지적하며 "녹화 때 그 부분에 대해 물어봤지만 아이유가 이를 원치 않았고 결국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은 냉담했다"고 분석했다.

석연찮은 해명은 2차 피해를 낳았다. 흔히 '찌라시'라고 말하는 증권가 정보지에 인기 여가수와 남성그룹 멤버가 10월 결혼식을 준비 중이라는 글이 퍼지면서 아이유가 결혼설과 임신설에 휘말린 것. 아이유는 결혼설 유포자를 고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악플러의 딱한 사정을 듣고 선처로 사건을 매듭지었다.

어느덧 1년을 넘겼지만 파장이 컸던 열애설의 잔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이유는 처음 사랑을 받았던 것처럼 실력 있고 사랑스러운 여가수의 모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는 마냥 소녀였던 아이유가 외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늘 예상치 못한 변신으로 팬들을 놀라게 해주겠다고 공언해온 아이유에게는 열애설로 인한 성장통도 약이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