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빌 그로스(69)

'채권왕' 빌 그로스(69)가 "미국의 상위 1%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면서,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상위 1%를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에 비유했다고 CNN머니가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인 핌코의 최고운영책임자(CIO)인 빌 그로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월간 투자 서한에서 "(상위 1%는) 기업과 개인의 이익만 챙기지 말고 세금을 더 내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상위 1%가 지난 30년 간 신용 거품(credit boom)에 편승한 혜택을 누렸다"면서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상위 1%를 디즈니 만화 영화에 나오는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에 비유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그로스는 보다 공정한 세금 체제를 통해서 미국이 경쟁력을 기를 수 있다며 "선진국 경제는 소득 불평등이 낮을 때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에게는 자사주 매입 활동이나 비용 절감을 통해 단기 실적을 올리기보다 투자를 늘리라고 촉구했다.

디즈니 만화 영화에 나오는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

그로스 자신이 미국 상위 0.01%에 속한다. 추정 자산이 약 22억달러(약 2조4300억원)에 이른다. 미국에서 부자세는 여러 차례 논란거리가 됐다. 그동안 상위 1%에 대한 증세를 옹호한 억만장자 중에는 그로스 외에도 워런 버핏(83)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 빌 게이츠(58)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이 있다.

그로스의 월간 투자 서한은 대중 문화의 요소를 인용해 채권 시장 전망을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투자 서한은 칼 아이칸(77)과 같은 투자자의 자사주 매입 활동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고 CNN머니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