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 방송 간판 토크쇼에서 어린이의 반중(反中)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ABC는 자사 간판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서 어린이 출연자가 셧다운 문제와 관련, 미국의 중국에 대한 부채(負債)에 대한 해결 방법을 묻자 '중국인을 모두 죽이자'라고 말한 장면을 그대로 내보낸 것을 사과했다.
ABC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중국이나 아시아계 커뮤니티를 화나게 할 의도는 없었으며 우리의 목표는 즐겁게 하는 것"이라며 "문제의 영상을 삭제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했고 해당 코너도 폐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회자 키멜도 이날 토크쇼에서 "미안하고 사과드린다. 누군가를 화나게 하려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6일 방영분 가운데 토크쇼의 한 코너인 '어린이 테이블'(Kids' Table)에 등장한 어린이들의 발언이었다.
이 코너는 6∼7세 어린이들에게 시사 이슈에 대해 물어보고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한 답변을 듣는다는 취지로,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이다.
이날 사회자 키멜이 미국 정부가 중국에 진 부채 해결법을 묻자 한 아이가 "대포를 마구 쏴서 중국인들을 다 죽여버려요"라고 답했다. 대화는 그대로 방영됐고 이를 접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전미중국계미국인위원회(NCCA)는 29일 ABC의 모기업인 월트디즈니사에 공개서한을 보내 문제의 토크쇼 장면이 "무신경하고 공격적이다"라며 "모든 미국인과 특히 중국계 등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ABC방송의 더 정중하고 공개적으로 의미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28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계 등 100여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더피플'(We the People)‘에 ABC의 공식 사과와 토크쇼 폐지를 요구한 청원에 7만여명이 서명하는 등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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