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권지영 기자]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김빠졌던 사극 열풍에 다시 불을 지폈다.
'기황후'는 단 두 회 방송됐을 뿐이지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첫 회 시청률 11.1%에 이어 2회에는 13.6%로 껑충 상승, 월화극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는 전작 '불의 여신 정이'가 MBC의 '사극 명가'라는 타이틀에 오점을 남긴 것을 단번에 복구한 것이라 의미를 더한다.
'불의 여신 정이'는 조선 최초의 여자 사기장 백파선의 성공기를 그린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했지만, 평면적인 갈등구조와 시대만 바뀐 듯한 인상을 주는 흔한 스토리 전개로 KBS 2TV 의학 드라마 '굿 닥터'에 왕좌를 내주며 동시간대 꼴찌로 추락했다.
특히 '불의 여신 정이'는 태생적인 한계를 딛고 성장하는 유정(문근영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이어갔고, 이후에는 극의 초점이 권력 암투로 옮겨가며 시청자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하지만 다시 상황은 달라졌다. 강렬한 색채의 '기황후'는 '불의 여신 정이', '마의', 구가의 서'의 연속 방송으로 고루하다는 인식을 남긴 사극의 이미지까지 뒤바꿔놓은 것. '기황후'는 액션과 추리극까지 사극이라는 장르 안에 모두 흡수하고 원나라를 배경으로 한 웅장한 영상미로 시선을 압도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기황후'의 폭풍 전개는 중국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 기승냥(하지원 분)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삶에 집중하면서도 다양한 요소를 골고루 배치,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것.
또 배우 하지원은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원은 '기황후'의 역사 왜곡 논란 가운데서도 승냥이파의 수장으로 분해 극 안을 활개치며 눈물 연기와 액션 모두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어 흡인력을 높인다.
50부작인 '기황후'가 사극 불패신화를 깨뜨린 '불의 여신 정이'의 부진을 잊게 한 초반의 여세를 몰아 끝까지 월화극 강자로 군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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