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 34주기이기도 하지만 안중근 의사가 일제의 조선 침략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지 104년이 된 날이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본의 1·5·7·10대 총리를 지냈고, 조선통감(1906~1909년)을 지내는 등 한국 식민지 지배를 주도한 이토를 사살했다.
하지만 중고생에게 안 의사를 물어보니 1932년 중국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와 구분을 못하고 있었다. 역사교육이 문제다.
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앵커]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던진 안중근 의사. 그런데 우리 중고생들은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을까요? 리포트 보시면 같은 생각이실텐데, 좀 부끄럽습니다. 다, 우리 역사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은 탓입니다.
김자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명동에 나와 지나가는 중고생에게 사진 속 주인공이 누구인지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백 모양 / 고1
"안중근 의사요. 도시락 폭탄 던지신 분요."
[인터뷰] 박 모양 / 고1]
"안창호..."
[인터뷰] 최 모양 / 중3
"그 폭탄 던지신 분 아니에요?"
중고등학생 10명 중 8명이 머뭇거리거나 엉터리 답을 내놓습니다. 절반 가량은 아예 이름 조차 모릅니다.
반면 30대 이상에선 10명 중 8명이 제대로 답변하거나, 최소한 어렴풋이나마 기억을 합니다.
[인터뷰] 하재규 / 서울 사당동
"아이 안중근 의사를 몰라요?"
[인터뷰] 황인원 / 회사원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신 분."
오히려 기억이 생생해야 할 중고생들이 오히려 기성 세대에 훨씬 못미치는 겁니다.
알고보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보는 한국사 검정 교과서들입니다. 상당수 교과서에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는 한 문장의 간단한 언급만 있습니다. 더러는 사진을 넣기도 했지만, 언급조차 안된 교과서도 있습니다.
[인터뷰] 한재수 / 한라대 교수
"학생들한테 호기심을 줘야 하는데 암기위주로 하니 저라도 싫죠"
안 의사가 교과서에 나올까 말까하는 인물로 기록되는 바람에, 중고생들의 머리에서도 지워지고 있는 듯 합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던진 우리의 영웅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어느새 세대차 처럼 돼버린 현실. 우리 역사 교육의 부끄러운 현주소 같습니다.
TV조선 김자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