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기구의 여자 복싱 세계 챔피언(라이트플라이급)으로 '복싱 여제(女帝)'로 불리는 김주희(27·거인체육관)가 아킬레스건이 완전 파열되는 부상으로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놓였다.
거인체육관 정문호(53) 관장은 "김주희 선수가 지난 4일 아버지 병문안을 가다가 발을 헛디뎌 부상을 당했고, 7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발목의 아킬레스건 완전 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미 김주희의 아킬레스건은 과도한 훈련으로 50% 정도가 손상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김주희는 아버지의 병문안 길에 나서게 됐고 계단을 내려가다 발을 잘못 딛는 바람에 발목이 꺾여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문호 관장은 "주치의가 '선수생활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며 "운동은 못하더라도 일상생활 자체를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는 이달 25일 수술대에 오른다.
정 관장은 이어 "수술이 완벽하게 끝난다고 해도 다치기 전의 50~60% 정도"라며 "아킬레스건이 100% 상태에서도 챔피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주희는 의지가 센 선수라 혹시나 걷게 되면 운동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할 뿐이다"고 말했다.
김주희는 이번 부상으로 7개 기구의 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도 박탈될 위기에 놓였다.
현재 김주희는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세계복싱연합(GBU), 여자국제복싱평의회(WIBC), 국제복싱평의회(UBC), 챔피언오브디그니티협회(CODA), 세계프로복싱연맹(WBPF)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김주희는 지난해 12월 플로이나포 세커른구룬(23·태국)과의 라이트플라이급 8대 기구 통합 타이틀 매치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타이틀 방어를 하려면 8개월에 한 차례씩 방어전을 실시해야 하지만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복싱연맹(WBF) 타이틀은 두 달 전에 박탈됐다.
그동안 김주희는 스폰서 잡기가 어려워 대전이 잡히면 모든 타이틀을 한꺼번에 걸고 방어전을 치렀다.
정문호 관장은 "주희가 스폰서만 구해지면 바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휴식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을 계속 하다가 상태가 더 나빠졌다"며 "경기 일정만 정상적으로 잡힌다면 스케줄에 맞춰서 휴식과 훈련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현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7개 기구에는 아킬레스건 부상 관련 진단서를 보냈다"며 "(이미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바로 타이틀을 박탈하는 기구도 있고 6개월 가량 여유를 주는 곳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입력 2013.10.23. 16:31업데이트 2013.10.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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