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디어가 '한국 때리기'를 본격화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 '한국이 반일(反日)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요. 일본 대학생들이 한국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일본 사립 명문 와세다(早稻田) 대학이 10월 1일 설립하는 '한국학 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은 이종원<사진> 교수는, 30일 도쿄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일 갈등은 중국의 대두 등 아시아 세력 균형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만큼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정치학자인 이 교수는 1982년 일본에 유학, 도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릿쿄(立敎)대 부총장을 거쳐 와세다대로 옮겼다. 연구소 설립은 이 교수와 재일교포 출신 사학자 이성시 와세다대 문학학술원장, 한국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호테이 도시히로(布袋敏博) 와세다대 교수가 주도했다.
이종원 교수는 "일본 사회 주류로 등장한 전후(戰後) 세대는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 등)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 취약한 탈(脫)역사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학 연구소가 연구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힘을 기울여 한국 등 아시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오피니언 리더를 양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와세다대는 한국 유학생이 1100명, 한국어 강좌 수강생이 연간 2000명에 이른다. 전체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코리아연구'라는 부전공 과정도 운영한다. 이 교수는 "정치적 갈등과 상관없이 대학생들이 여전히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다는 점이 양국 관계 개선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세다대 한국어 강좌 수강생은 2000년 551명에서 작년 2236명으로 증가했다. 이 교수는 "문화를 매개로 한 한·일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학부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 관련 강좌도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