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선수들의 등용문 2013년 프로농구 드래프트가 오는 30일 오후 3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많은 대학스타들이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경민, 박재현 등 대학 최고가드들이 프로구단의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

▲ ‘제2의 양동근’ 두경민

두경민 프로필 (183.3cm/76.6kg/1991년생/경희대)
2013 대학리그기록 [17.9점, 3.1리바운드, 3.1어시스트, 1.1스틸, 3점슛 34.9%]

대학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다. 올해 대학리그서 동료 김종규(19.6점), 김민구(18.6점)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득점능력을 선보였다. 클러치상황에서 터지는 득점은 김민구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좋았다. 여드름이 난 풋풋한 얼굴, 왕성한 체력과 투지 넘치는 수비까지 대학시절 양동근을 쏙 빼다 박았다. 프로에서도 공격능력이 부족한 가드들이 많은 상황에서 두경민의 공격력은 매력적이다.

아쉬운 점은 대학시절 양동근처럼 속공에 뛰어나지만 지공이 아쉽다는 점. 고려대와의 대학리그 결승전에서 3-2 지역방어에 고전하는 모습에 다소 점수가 깎였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학 4년 내내 그를 지켜봐온 프로팀 스카우터들은 한 두 경기로 그의 진가를 판단하지 않는다. 양동근처럼 프로에서 자신의 약점을 메워간다면 최고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

▲ ‘정통 포인트가드’ 박재현

박재현 프로필 (183.0cm/81.7kg/1991년생/고려대)
2013 대학리그기록 [10.9점, 2.4리바운드, 4.0어시스트, 1.6스틸, 3점슛 28%]

갈수록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농구대잔치 우승을 필두로 프로아마 최강전, 대학리그, 연세대와의 정기전까지 모두 이겼다. 4학년 주장이자 주전 포인트가드 박재현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적이었다. 박재현은 정통 포인트가드라는 점에서 희소성과 경쟁력이 있다. 프로에서도 김승현과 김태술 정도를 제외하면 정통가드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종현 입학 후 박재현은 골밑에 패스를 넣어주는 기술이 늘었다. 대학리그 결승 3차전과 정기전에서 이종현에게 결정적인 앨리웁 패스를 올리는 대담함과 기술을 보였다. 이는 외국선수와 호흡을 맞출 프로에서 매우 요긴하게 쓰일 무기다. 위기에서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득점력도 갖췄다. 다만 슈팅 매커니즘이 다소 불안해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지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 ‘속공의 마술사’ 이재도

이재도 프로필 (179.8cm/73.3kg/1991년생/한양대)
2013 대학리그기록 [14.4점, 6.1리바운드, 5.5어시스트, 2.4스틸, 3점슛 40.4%]

대학농구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가드다. ‘속공’을 지향하는 한양대의 야전사령관 역할에 충실했다. 180cm가 채 되지 않는 신장으로 골밑을 파고들어 레이업슛을 올려놓는 운동능력과 대담함이 인상적이다. 또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해 웬만한 센터보다 공을 잘 따낸다. 상대가드의 공을 뺏어내는 능력도 좋은 편이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슈팅도 있다.

요즘 프로농구는 지나치게 수비지향적이다. 이재도의 재능을 살려줄 수 있는 팀이 많지 않다. 또 작은 신장과 왜소한 체격 때문에 수비에서 1대1 표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장점이 많은 선수다. 프로에서 이현민과 안재욱처럼 단신가드 성공신화를 쓸 수 있다.

▲ ‘2:2 마스터’ 한호빈

한호빈 프로필 (180.0cm/74.3kg/1991년생/건국대)
2013 대학리그기록 [15.2점, 4.0리바운드, 5.7어시스트, 2.2스틸, 3점슛 26%]

이재도와 비슷한 체격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다. 특히 대학가드 중 2대2를 가장 잘한다. 건국대 선배인 이원대(KGC인삼공사)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패스도 좋고 공격력도 뛰어나다. 프로에서 강혁처럼 외국선수와 2:2를 주무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체력과 스피드, 활동량도 뛰어난 편이다.

다만 이재도처럼 체격이 빈약하다. 한양대와의 대학리그 4강전에서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대거 양산하며 자멸했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4학년 시즌 26%로 떨어진 3점슛은 반드시 끌어 올려야 한다. 프로에서 3점슛이 없는 가드는 반쪽짜리로 전락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190cm 장신가드 임준수

임준수 프로필 (188.6cm/85.3kg/1990년생/성균관대)
2013 대학리그기록 [11.5점, 9.9리바운드, 4.3어시스트, 1.1스틸, 3점슛 13.6%]

오랜만에 나온 장신가드다. 농구화를 신고 측정하면 190cm가 넘어 드래프트 포인트가드 중 최장신이다. 대전고 시절부터 운동능력이나 스피드는 다소 떨어져도 영리하고 재치 있는 경기운영으로 주목받았다. 해체위기를 겪은 성균관대 농구부를 추스르고 주장으로서 리더십도 발휘했다. 주전센터 김만종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사이 골밑까지 가담해 리바운드를 10개 가까이 걷어냈다.

원래 고려대에 진학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성균관대로 진로를 바꾸며 1년을 허비했다. 그 사이 기량이 다소 정체된 면이 있다. 성균관대서 많은 역할을 맡다보니 공을 다소 오래 끄는 버릇이 생겼다. 가드로서 낙제점인 3점슛과 자유투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럼에도 장신가드의 이점은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프로에서 지도를 받는다면 기량이 만개할 수 있다.

[jasonseo34@osen.co.kr]

대학농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