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배우 한지혜(29)는 지난 22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서 1인 2역 연기를 완벽하게 하며 ‘한지혜의 재발견’이라는 기분 좋은 칭찬을 들었다. 오죽하면, 요즘 인터넷에 쏟아지는 자신에 대한 칭찬 글을 챙겨보느라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정도다.
한지혜는 이 드라마에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고 각기 다른 집에 입양된 쌍둥이 자매를 연기했다. 한 남자 박현수(연정훈 분)를 두고 연적 사이였다가, 핏줄의 정을 깨달으며 모두가 행복을 찾는 연기를 보여줬다. 다소 표독스러운 언니 손유나와 밝고 긍정적인 정몽희까지 극과 극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률 20%를 넘기는데 큰 공헌을 했다.
“작품을 하면서 칭찬을 너무 들어서 배가 불러요. 하하하. 농담이고요.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셔서 연기하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기사와 댓글을 보는 맛에 살아요.(웃음)”
검사 남편을 둔 한지혜. 그는 결혼 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연기 활동을 하며 유부녀 배우의 저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남편과 시댁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가능한 일이다.
"처음 결혼한다고 했을 때 작품 캐스팅이 잘 되지 않았어요. 광고도 결혼과 동시에 뚝 끊기고요. 그런데 연기를 계속 하다보니깐 맞는 역할이 들어오고, 시청자들도 결혼 후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남편이 생긴 후 안정적이고 여유롭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됐어요.(웃음)"
그가 연기한 두 명의 여자는 쌍둥이였지만, 달라도 너무 달랐다. 수수한 몽희와 화려한 유나, 오죽하면 시아버지가 못 알아볼 정도였다.
“시아버님이 제가 연기한 유나를 보고 하신 말씀이 있어요. 저 여자는 한지혜와 비슷한 얼굴로 성형 수술을 해달라고 한 후 연기자로 데뷔한 것 같다면서요. 아니면 이렇게 닮을 수가 없다는 거죠. 우리 시아버님처럼 유나와 몽희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몰라보는 나이드신 남자 분들이 계신 것 같아요.”
한지혜는 이번 드라마에서 박현수 역을 맡은 연정훈과 애정신을 여러 번 촬영했다. 그중에는 키스신도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연스타’, ‘한스타’라고 재미삼아 부를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워낙 친분이 있는 두 사람의 애정신을 본 남편은 어땠을까.
“남편이 제가 연정훈 씨와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는 일부러 못 본 척을 하더라고요. 우리 남편이 그런 센스가 있어요. 사실 연정훈 씨와 저는 미우나 고우나 남매 같은 사이죠. 투탁거리다가도 금방 풀리는 사이랄까.(웃음)”
한지혜는 이번 드라마에서 다소 포악스러울 수 있는 유나를 연기하며 악녀 본능을 드러내기도 했다. 후반 들어 유나가 몽희와 현수의 사랑에 힘입어 개과천선했지만, 자기중심적인 인물 성격은 사실 악역에 가까웠다. 때문에 한지혜가 연기한 색다른 악역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제 안에 악녀 본능이 있나 봐요.(웃음) 사실 제가 촬영장에서 분위기도 띄우고 말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드라마는 워낙 분량도 많고 1인 2역을 하다보니깐 조금은 예민해진 것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선배 연기자들과 스태프가 많은 도움을 주셨죠. 감독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촬영 끝나고 맥주 한잔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다소 악역인 유나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강하게 밀어붙이는데 큰 도움이 됐죠.”
2명의 인물을 연기하느라 옷도 수없이 갈아입어야 했고, 화장도 셀 수 없이 고쳐야 했다. 밝고 긍정적인 한지혜지만, 한계도 느꼈다. 하지만 그때그때 부담감을 털어놓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사실 처음에 1인 2역 대본을 받고 숨이 막혔어요. 이건 방송 사고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분량이라고 생각했죠. 촬영하는데 너무 오래 걸리니까요. 오죽하면 제 뒷모습을 연기하는 대역 연기자들이 촬영이 너무 고돼서 하루 연기하면 다음 날 나타나지 않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안 되는 일은 없더라고요. 주인공이니깐 책임감을 가지고 신명나게 연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분량을 차근차근 찍고, 나누다보니 다 되더라고요. 참 신기해요."
한지혜는 모델 출신으로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한다. 솔직한 그는 몸매 관리 비법을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들었다. 여느 배우처럼 잘 먹어도 안 찐다는 거짓말은 없었다.
“드라마 촬영을 할 때는 음식 조절을 많이 해요. 많이 안 먹죠. 밥도 한 공기가 되지 않게 먹어요. 야식은 절대 먹지 않고요. 먹는 것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고요.”
한지혜는 당분간 연기 활동에 매진한다. 2세 계획은 2년 정도 뒤로 미뤘다. 아직은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드라마를 마친 한지혜는 26일 파리패션위크 참석차 프랑스로 떠난다. 관심 많은 패션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는 것과 유부녀답게 남편과 잠시 떨어져 있는 것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남편은 이미 친구들과 뉴질랜드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도 따로 가요.(웃음)”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