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여름 추석’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일각에선 ‘추석을 늦춰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추석은 지난해보다 4일 이른 9월 중순이었으나, 서울의 낮 기온은 추석 당일인 19일 섭씨 30.2도까지 올랐고, 남부 내륙 지역은 연휴 기간 내내 섭씨 30도를 웃돌았다.

이는 평년 기준 8월 중순에 해당하는 기온으로, 한여름 날씨에 버금간다.

또 전국의 하루 평균 기온은 섭씨 25도 정도를 기록, 기상관측상 여름 기준인 하루 평균 섭씨 20도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여름 추석’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기상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22일 “지구온난화가 심화하고 도시화·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기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08년부터 2012년까지 105년간 평균적인 추석 날짜는 양력 9월 23일이었으나, 평균 기온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10년대 서울 추석 평균 기온은 섭씨 16.8도였지만, 2000년대에는 22.3도까지 올라간 것. 이는 100년 동안 5.5도나 상승한 것으로, 100년간 한반도 평균 기온 상승분(1.8도) 보다도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하루 평균기온이 섭씨 20도 이상인 ‘여름날씨 추석’도 1910년대에는 20%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에는 60%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 때문에 농촌에선 수확을 한 달 이상 앞당기는 신품종 추석 농작물 개발을 진행하는 등 신풍속이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뀐 기후에 맞춰 추석 날짜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내년(2014년) 추석은 최근 100년 동안 가장 빠른 9월 8일이 될 것으로 보여, “추석 차례상에 햇과일이 사라지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