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가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10대 소년의 일탈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11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당초 성소수자의 애환을 공유하고 권리를 신장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설된 동성애자 카페에서 섹스 파트너를 찾는 즉석만남이 만연하면서,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10대 소년들까지 그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요즘 인터넷에 ‘게이 카페’라고 검색하면 회원수 100명이 넘는 카페만 80여 개에 이르며, 이중에는 회원수가 5000명에 달하는 카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형 사이트를 제외하곤 성인 인증절차가 전무해 10대 소년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동성 성관계에 빠지는 10대 소년은 단순히 성경험을 해보고 싶은 수단으로 동성애를 택하곤 한다. 동성 섹스 파트너를 구한다는 한 10대 소년은 신문에 “여성과 성관계를 해본 적은 없지만 섹스가 어떤 느낌인지 궁금했다. 여자보다 비슷한 호기심을 가진 또래 남성이 성경험을 하기 더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모(18)군은 지난 10일 한 동성애자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에 “키 1m78 몸무게 68kg. 18세 이하만. 서울 ‘바텀’ 구해요”라며 동성 섹스 파트너를 찾는 글을 올렸다. ‘바텀(Bottom)’은 남성 동성애자가 성행위를 할 때 여성 역할을 하는 남성을 뜻하는 용어다. 이 신문 취재팀이 서울에 사는 10대 소년을 가장해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하자 김군은 “처음이어도 괜찮다”며 “오늘 바로 만나자”고 재촉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0대 소년을 노리는 성인 동성애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년 게이 커뮤니티에는 “알바 할 10대 동생을 찾는다”는 글이 수십 개 올라와 있으며, 10대 소년이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글을 올리기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신원이 불분명한 상대를 온라인을 통해 만나다 보니 성병·마약 등 각종 위험에도 노출되기 쉽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부장 김충우)는 10일 올해 1∼7월 동성애자 사이트를 통해 만나 히로뽕을 투약하고 성관계를 가진 동성애자 5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무분별한 성관계를 해오다가 상대에게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옮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봉선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문에 “청소년이 미처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성적 호기심만으로 동성애를 접하다 보면 성인이 되더라도 왜곡된 성관념을 갖게 될 수 있다”며 “무분별한 성관계를 조장하는 인터넷 카페나 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