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 섬에서 폐막한 제70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이탈리아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사크로 GRA’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차지했다.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주최국 이탈리아 영화가 황금사자상을 차지한 건 1998년 지아니 아멜리오 감독의 '우리가 웃는 법' 이후 15년 만이고, 다큐멘터리로선 이번이 첫 수상이다. 로시 감독은 "다큐멘터리로 이런 큰 상을 기대하지 않았다. 드디어 장벽이 무너졌다. 다큐멘터리도 영화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로시 감독은 첫 단편 다큐멘터리 '보트맨(1993)'으로 이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베네치아영화제에선 '그들만의 세상'으로 오리종티상(2008), '엘 시카리오: 164호'로 국제 비평가상(2010)을 받았다. '사크로 GRA'는 로마 도시외곽순환도로 GRA 주변에서 살아가는 응급구조사, 매춘부, 어부 등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다음 달 열리는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에 '성스러운 도로'라는 제목으로 초청됐다.

제70회 베네치아영화제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남우주연상을 받은 테미스 파노, 황금사자상을 차지한 지안프란코 로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엘레나 코타.

이번 영화제의 2등상인 은사자상(감독상)은 ‘미스 바이올런스’를 연출한 알렉산드로스 아브라나스 감독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미스 바이올런스’의 테미스 파노, 여우주연상은 ‘어 스트리트 인 팔레르모’의 엘레나 코타가 받았다. 한국 영화는 올해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고, 지난해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가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