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성형 수술을 미용이 아닌 의료 행위로 인식시킨 프로그램이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외모는 물론 사람의 인생을 바꿔주는 스토리온 메이크오버쇼 ‘렛미인3’이 뜨거운 관심 속에 방송 중이다. ‘렛미인’은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고통 받는 여성들의 외적인 변신뿐만 아니라 내면의 치유까지 돕는 대반전 메이크오버 쇼로, 지난 2011년 12월 시즌1을 방송한 이후 벌써 세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1하고 끝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즌3까지 와서 우선 좋네요.(웃음) 처음에 ‘렛미인’을 시작할 때는 성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이겨낼지가 관건이었어요. 출연자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성형은 미용이 아니거든요. 미용에 의료 행위가 더해지는 셈이죠. 이왕 고치는 거 더 예뻐지면 좋겠지만, 최소한 ‘평범하게’라는 전제가 붙죠.”
‘렛미인’에는 그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긴 출연자들이 다수 다녀갔다. 부정교합으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이 힘든 출연자부터, 출산 후 겪은 신체변화로 남편에게 수모를 당했던 출연자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온몸에 새긴 문신으로 힘들어 하는 리틀맘도 있었다. 망막아세포증으로 얼굴 반쪽은 잃은 출연자, 오목가슴으로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출연자도 ‘렛미인’을 거쳐갔다.
“외모만 놓고 판단하는 게 아니에요. 너무 심해서 메이크오버가 안되는 사람을 할 수는 없죠. ‘결과’라는 게 나올 수 있어야 하거든요. 정신적인 부분도 많이 차지하는데요. 아무리 해도 스스로 만족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저희 쪽에서 떨어트리죠.”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렛미인’의 모토다. 그래서 사후관리도 확실하다. 원하는 분야의 직업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치열교정이라든가 위험이 컸던 수술을 받은 사람은 2~3년 동안 치료를 받기도 한다.
“직업 연결을 해준다든가 정신과 치료를 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스튜어디스가 꿈인 참가자가 있어서 그 지역에 있는 스튜어디스 학원에 연결해 준 적이 있죠. 그 아카데미에서 합격될 때까지 지원해주기로 했고요. 문제는, 사람이 순식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거예요. 직업을 연결해주고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해도 본인이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안타깝죠.”
‘렛미인’에서는 광범위하게 수술을 진행한다. 보통 5~6시간이 소요되기 마련. 일상생활에 복귀할 때까지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소요되는 수술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억소리가 날 정도다. 비용 만큼이나 수술 강도가 높기 때문에 회복하는데도 몇 달씩 소요된다. 제작진이 기본적으로 정한 합숙 일정은 3개월, 하지만 한 참가자는 꼬박 6개월을 합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치료를 받았다.
“성형수술만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오목가슴은 대학병원 정형외과의 도움을 받아야 했거든요. 그런 병원을 알아보기도 힘들어요. 워낙 희귀한 경우다 보니까 치료 받기가 쉽지 않죠. 비용은 1500만원부터 시작하는 것 같은데요. 최고 1억 원까지 있었어요. 수술 같은 경우는 병원에서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제작비로 부담할 때도 있고요.”
박현우PD가 프로그램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민은 하나다. ‘성형’으로 몰리는 시선에 대한 억울함 또는 부담이다. ‘렛미인’에서 성형은 예뻐지고 싶다는 것 이전에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을 ‘평범하게 만들어 주는’ 의료 행위에 가깝다. 이런 시도는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무려 3개 매체에서 취재를 나왔다. 가깝게는 일본, 홍콩에서도 ‘렛미인’을 다녀갔다.
“사실 외국에서 저희 프로그램에 왜 그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인터넷이 보편화되다 보니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를 성형공화국이라고 하면서도 수준 높은 성형술에 관심이 높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부정적인 시각이다가도 취재를 하면서 미용만이 아니라 그 이상 도와주는 부분이 있구나라면서 변화되는 경우도 있고요.”
한 시즌으로 끝날 것 같던 ‘렛미인’은 세번째 시즌까지 거치며 장수 프로그램으로서의 조건을 갖췄다. MC 황신혜, 김준희의 호흡이 자리를 잡았고, 프로그램에 대한 태양, 신우식, 이경민 등 뷰티마스터들이의 애정도 대단하다. 지금의 팀워크라면 시즌 10도 거뜬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이 오래가고 시청률이 몇 퍼센트 나오고 그런 건 바라는 점이 아니에요. 아시겠지만 저희는 큰 수술을 많이해요.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수준이죠. 지금까지는 정말 감사하게도, 다행히 사고 없이 진행이 됐는데요.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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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