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그가 이끈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의 조직원들로부터 '남쪽의 수(首·우두머리)'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30일 공안당국 관계자를 인용, "비밀 회합에 참가한 조직원들 사이에서 이 의원은 '우리의 수', '남쪽의 수'라고 불렸다"며 "이런 내용이 국가정보원이 확보한 녹취록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수령(首領)이 김일성 김정일이라면 이 의원은 남한에서 그에 버금가는 위치로 조직원들이 여겼다는 걸 보여준다. 조직에서 이 의원의 위상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에서 연 비밀 회합에서 "한 자루 권총 사상으로 정신 무장해 미 제국주의와 정면으로 붙어 통일조국의 새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1'에는 "지원의(원대한) 사상, 3대 각오, 동지획득에 관한 사상, 두 자루의 권총, 이것이 내가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유산의 전부였다"는 표현이 나온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공안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이 의원이 볼셰비키 혁명을 거론하면서 '전국적 혁명을 위해 (인명 피해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회합에서 "현 정세는 미 제국주의와 조선 민중의 한판 대결이라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이런 내용들이 담긴 최소 3건 이상의 음성과 녹취록을 2010년부터 수시로 감청 영장을 발부받아 확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