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는 일반 병사들이 연일 화제다. '제8의 멤버'를 넘어서 '진짜 주인공'이라는 얘기까지 들으며 방송 분량을 제대로 챙기고 있다. 연예인 병사가 부럽지 않은 활약이다.

현재 방영 중인 이기자부대 편에도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일반 병사들이 여럿 등장했다. 정예수색교육을 함께 소화한 장아론 소위와 김형근 이병, 자대 배치 후 내부반에서 만난 정세교 분대장, 김동영 병장, 권순성 상병 등이다.

해박한 군사 지식과 엄격한 자기관리로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뿜어낸 장아론 소위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스페인 육군사관학교의 위탁교육생으로 선발돼 2년간 교육 받고 돌아온 최정예 엘리트 군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자승을 연상시키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시베리아 호랑이의 마음도 열게 할 온화한 미소'라는 자막까지 선물받은 김형근 이병은 시청자는 물론이고 연예인 병사들의 사랑까지 독차지했다. 특히 장혁은 자대에서도 함께 생활하게 된 김형근 이병을 "우리 형근이"라 부르며 각별히 챙기고 아꼈다. 김형근 이병은 갓 입대해 어리바리한 듯하지만 체대 출신이라는 '반전 이력'도 갖고 있다. 세 명의 선임들은 또 어떤가. 첫 대면부터 험악한 인상과 엄격한 태도로 연예인 병사들을 얼어붙게 만들더니 갑자기 케이크를 들고 등장해 깜짝 환영식을 해줄 만큼 예능감이 남달랐다. 고된 훈련 중에도 유머로 긴장을 풀어주면서 가족 같은 내무반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보다 앞서 청룡대대에선 '미스터리' 설민호 분대장이 박형식보다 어린 유부남이란 사실을 고백하며 마지막까지 반전의 웃음을 선사했다. 화룡대대의 선임들도 빼놓을 수 없다. 샘 해밍턴에게 '요' 자 트라우마를 안긴 원칙주의 양태승 분대장, '군대박사' 심재빈 상병, 격투기 선수 출신 장준화 상병은 지금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인기 병사들이다.

똑같은 군복 차림에 똑같이 짧은 머리를 가진 수많은 병사들 사이에서 대체 이렇게 개성 넘치는 병사들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신의 한수'라 불러도 아깝지 않은 제작진의 안목이 놀랍기만 하다.

'진짜 사나이'를 연출하는 김민종 PD는 이에 대해 "부대에서 병사를 추천하기도 하고 개별 병사들의 지원을 받아서 방송에 출연할 병사들을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선 기존 내부반에 연예인 병사들이 편입되는 방법도 고려했으나 그러기 위해선 내무반의 결원이 6~7명이 돼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연예인 병사들과 일반 병사들을 합쳐서 10명 안팎의 인원으로 특별 내무반을 편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사전 인터뷰를 통해 병사들의 성향을 파악한 뒤 각자의 주특기와 계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송에 적합한 출연자를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부대와 긴밀한 상의를 거친다. 그럼에도 제작진이 병사들의 정확한 '스펙'과 캐릭터까지 완벽히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김 PD는 "장아론 소위가 육사 출신이라는 것도 촬영 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설민호 분대장은 청룡대대의 에이스 병사로 부대의 특별 추천을 받은 케이스다. 분대장은 특별 내무반의 최고참 선임이 맡게 되는데, 지금까지 출연한 분대장들은 대부분 해당 부대에서도 실제 분대장인 경우가 많았다.

방송에 출연할 일반 병사들은 제작진이 선정하지만 그들이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이나 훈련 내용은 100% 리얼이다. 김 PD는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설민호 분대장을 위한 깜짝 프러포즈도 예정된 일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연예인과 병사들의 우정에도 리얼리티가 넘친다. 이들은 브라운관 밖에서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양태승 분대장은 제대한 후 손진영의 병문안을 왔고, 부친상을 당한 장준화 상병을 위로하기 위해 김수로는 장지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서경석은 내년 초 설민호 분대장의 결혼식에서 사회를 보기로 약속했다.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하는 아름다운 인연이다.

'진짜 사나이'는 최근에 수도방위사령부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일반 병사들이 깜짝 스타로 떠오를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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