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부뇰시(市) 토마티나 모습.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토마토 축제가 올해부터 참가비를 받는다. 60여년 전에 처음 시작된 이래 입장료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스페인 재정위기를 반영하는 한 단면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토마티나(La Tomatina·토마토 축제)는 참가자들이 그해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 던지면서 즐기는 축제다. 8월 마지막 수요일 스페인 발렌시아주(州) 부뇰시에서 열린다.

주최측은 이날 올해 ‘토마티나(la Tomatina)’에 참석하려면 1인당 10유로(1만5000원)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토마토가 실린 트럭 뒤를 따라가는 참가자들에게 토마토를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얻으려면 750유로(113만원)를 내야 한다. 부뇰시측은 올해 처음으로 입장료를 도입한 데 대해 참가자들의 안전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결정에는 막대한 지방부채에 따른 부담도 작용했다고 FT는 전했다. 라파엘 페레즈 축제 담당 책임자는 “축제를 한번 여는 데 15만유로가 소모되는데 입장료를 매기면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며 “참가자들의 안전 보장이 주목적이지만, 만약 지금 스페인 경기가 호황이라면 이 축제를 열기가 훨씬 수월했을 거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토마니타는 7월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산페르민(San Fermin) 축제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양대 축제로 꼽힌다. 전세계 여행객들도 단 하루 동안 원없이 토마토를 던지기 위해 스페인으로 모여든다. 작년에도 5만여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지만 엄청난 인파 때문에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시청 관계자는 전했다. 입장료가 처음 부과되는 올해 이미 1만5000명이 티켓을 사갔다. 대신 지역 주민 5000명은 무료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스페인 지방의회 부채는 42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고, 기초 업무도 마비됐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