왝스(WAGS·Wives And Girlfriends·축구선수의 여자친구, 아내를 지칭하는 조어).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옥스포드 사전에도 이름을 올린 이 단어는 이제 현대축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어느 순간부터 축구선수만큼이나 왝스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가 등장하는가 하면, 왝스로 얻은 명성을 이용해 패션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한다. 왝스의 모든 것을 살펴봤다.

▶왝스의 기원은?

1950년만 하더라도 왝스는 일반 주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이었던 빌리 라이트와 결혼한 가수 베벌리 시스터스의 멤버 조이 베벌리처럼 상당한 인기를 누린 왝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언론이 베벌리를 쫓아다니지는 않았다. 1960년대야말로 왝스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잉글랜드의 전설 보비 무어의 첫번째 아내 티나 무어는 축구선수의 애인이라는 이유로 날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아야 했던 첫번째 왝스였다. 무어 부부는 각종 광고에 함께 출연했다. 축구선수들의 인기가 올라가며 사생활이 더욱 이슈화됐다. 당연히 왝스도 파파라치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티나는 가정부를 이용해 이웃의 차 트렁크 속에 숨어 외출을 해야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내조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고환암을 이겨낸 보비의 인간승리 투혼에 큰 힘을 보탰다. 1970년대는 여성들이 높은 급료와 존중을 요구하는 페미니즘이 만연한 시기였다. 그러나 축구계는 그보다 천천히 진화됐다. 왝스는 축구선수 남편을 위해 자신을 바쳐 헌신해야 했다. 이적이 활발해지며 해외까지 따라다녀야 했다. 경기장에서는 남편들이 엄청난 경쟁을 펼쳤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왝스들끼리 잘 어울렸다, 내조, 육아 등 공통된 관심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왝스 열풍의 시작은?

우리기 알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왝스는 1990년대 시작됐다. 1990년대 들어 축구선수들의 아내들은 화려한 이미지로 포장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지 얼마안된 1990년대 초반 선수주급이 놀랍게 인상됐을때부터다. 이때부터 왝스는 명품으로 휘감고 경기장에 나서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최고의 '이슈메이커' 데이비드 베컴과 스파이스걸스 출신의 빅토리아 커플의 등장은 많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스포츠계와 연예계 최고 스타의 결합은 만남에서부터 결혼까지, 결혼 이후에도 수많은 스캔들을 쏟아내며 타블로이드 1면을 장식했다. 빅토리아는 연예계에서 과거만 못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지만, 베컴의 부인으로 여전히 왝스의 '여왕벌'로 군림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왝스가 하나의 직업이 됐다. 영국 소녀들은 설문조사에서 장래희망 2위로 왝스를 꼽을 정도다. 대부분의 영국여성들은 여성 정치인 보다 왝스를 더 유명인사로 인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왝스의 정점은 독일월드컵이었다. 당시 잉글랜드 선수들의 왝스는 월드컵 내내 아침 식단부터 쇼핑 목록까지 낱낱이 언론에 공개돼 유명세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이제 왝스는 축구선수 부인이나 여자친구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지며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왝스는 왜 축구에만 있을까?

왝스의 시작은 영국이다. 잉글랜드 축구는 EPL 출범 이후 가파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선수들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같은 엄청난 부는 과거 연예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럭셔리한 소비 생활을 왝스에게도 가능하게 만들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데렐라 해석론도 있다. 영국민이 가장 사랑하던 신데렐라는 죽은 다이애나 왕세자비였다. 여전히 계급적 색체가 남아 있는 영국민들은 자기가 동경하는 것을 보고 만족하는 성향이 있다. 아무것도 갖지 못했던 평범한 여성이 신데렐라로 변하는 과정을 왝스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왝스에 대한 비판론도 있다. 왝스는 남편과 남자친구들의 부에 의존한 삶을 살고 있다. 여성학자 나타샤 월터는 가디언에 게재한 글을 통해 '왝스에 관한 시선은 대단히 계급주의적이다. 여자친구보다는 아내가 되는 것이. 또 유명한 선수의 아내가 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성공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는 여성의 가치가 남성의 성공여부에 좌우되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그러나 축구 선수들의 인기가 지속되는 한 그들의 동반자 왝스 역시 자신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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